세종대로 일대서 보수·진보 집회…일대 마비
양측 집회 참가자들 섞이며 욕설과 몸싸움
세종대로 차량 통행 제한…한때 완전 통제
경찰, 행진 제한…우려하던 삼각지역 충돌 없어
[서울=뉴시스] 이준호 김래현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보수와 진보단체가 동시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로 도로가 마비돼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일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진보단체 진영으로 넘어가면서 양측간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다만 물리적 충돌이 우려됐던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서는 큰 충돌 없이 집회가 마무리됐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3만2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날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된 것을 언급하며 "이재명을 당장 구속하라"고 외쳤다. 또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으로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이 구속된 사실을 외치며 "문재인을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집회는 낮 12시부터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해 일대가 혼잡을 빚었다. 인근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은 통행로가 좁아진 탓에 정체를 겪었고, 도보를 걷던 시민들은 입간판을 보고 우회로를 이용하거나 복잡한 길을 가로질러 가야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인근을 지나던 시민 이모(38)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파에 떠밀려 걸었던 것 같다"며 "소음도 너무 심해 귀를 막고 지나갔다"고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촛불전환행동 등 진보 성향의 단체들이 숭례문 교차로와 태평 교차로 일대에서 1만6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저마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피켓을 손에 쥐고 거리를 가득 메웠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때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경찰은 보수단체 참가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집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5시께는 우려하던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진보단체 진영으로 넘어와 서로 욕설하고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한 보수집회 참가자는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다며 취재진에게 피해를 토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이 도로 전체를 점령하면서 태평로에서 남대문로 4가 방향으로 차량 통행이 완전히 막혔고, 반대 방향은 1차로만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한때 진보단체 참가자들과 보수단체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양방향이 통제되기도 했다. 집회 개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고 세종대로로 진입하려던 차량들은 집회 인파에 가로막혀 수십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촛불전환행동 측은 이날 집회를 마치는대로 한강대로를 거쳐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 파출소까지 행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삼각지 파출소 일대에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신자유연대 등 일부 보수단체가 집회를 벌이고 있어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숙대입구역 인근에 차벽과 안전펜스를 세워 이들의 진로를 막아섰다.
결국 우려하던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곳곳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를 통제한 경찰들을 상대로 항의하거나 몸싸움을 벌였다.
이 외에 화물연대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광교 교차로부터 을지로입구역까지 9000여명이 참석하는 '안전운임제 확대적용 쟁취 결의대회'를 연 뒤 오후 4시부터 삼각지역 방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오후 4시 집회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이날 예고된 대규모 집회 관련 안전 대책과 교통관리 대책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및 행진구간 주변에 안내 입간판 30개를 설치하고, 교통경찰 등 300여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유도 등 교통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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