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금융위기 '숨은 뇌관'인 그림자은행(影子銀行) 부문의 거래가 확대하면서 8월에는 조달액이 5년 만에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재화망(財華網)과 닛케이 신문 등은 13일 중국에서 은행의 장부에 계상하지 않는 그림자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액이 8월에 4768억 위안(약 94조7445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은행 장부 외로 취급하는 위탁융자와 신탁대출, 어음인수 순증가액이 이같이 늘어났으며 2017년 3월 이래 5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상환액이 조달액을 상회하는 달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8월에는 조달이 상환액을 5개월 만에 웃돌았다.
지방정부 산하 투자사는 인프라 건설을 위해 은행을 거치지 않은 거래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또한 은행에서 차입이 어려운 중소기업도 그림자은행을 이용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그림자은행에서 차입이 급증한 원인으로는 지방에서 가속하는 인프라 투자가 꼽혔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행하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인프라 건설이 성장을 견인하도록 했다
국무원은 2022년분 인프라 채권 발행으로 모은 자금을 8월 말까지 소화하라고 지시했다.
지방 정부는 채권 발행으로 얻은 자금을 건설 현장에 투입하고 모자라는 자금은 산하 융자평대를 통해 그림자은행에서 조달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올해 들어 3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은행 대출에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중소기업은 그림자은행에 의존해야 했다.
앞서 지난달 초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그림자은행 부문의 자산 리스크가 지속적인 규제와 정리를 통해 대폭 저하했다고 밝혔다.
당시 은보감회 량타오(梁濤) 부주석은 6월 말 시점에 그림자은행 관련 자산 리스크가 고점에서 29조 위안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량타오 부주석은 '2002년 중국 칭다오 재부논단'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언제 그림자 은행 자산 리스크가 정점에 달했는지 구체적인 시기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그림자은행의 위험이 뚜렷하게 축소하면서 관련 자산 잔고가 급감해 거시경제 전반을 안정시키고 금융 역주기 조절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량타오 부주석은 일부 금융상품이 구조가 복잡하고 높은 레버리지를 유인하기 때문에 숨은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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