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몫' 박구용 민주 최고위원 '우려 반 기대 반'

기사등록 2022/09/05 15:03:01

비정치인 출신 전남대 박구용 교수 '깜짝 지명'

"참신한 대안 vs 인지도·중량감·대표성 등 의문"

박 교수 "호남에서 '사랑받는 민주당' 만들겠다"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몫의 최고위원으로 '원내·외 정치인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비정치인 출신 대학교수를 지명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상처받은 호남정치에 참신한 치유책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긍정론과 인지도와 중량감 면에서 호남대표로서의 상징성을 지닐 수 있을 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그동안 공석이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박구용(55) 전남대 철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박 교수는 전북 순창 출신으로, 전주고와 전남대를 거쳐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지난 2004년 전남대 교수로 정식 채용됐다.

이후 광주 광산구 등에서 '시민자유대학'을 만들어 시민들과 인문학 운동을 해왔고, 광산구 정책기획단장, 5·18기념재단 기획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인문학계와 시민사회, 지역 분권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언론매체 기고와 칼럼 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 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 컨벤션홀에서 진행한 '이재명 당대표'와 함께 하는 '더 나은 민주당' 만들기 타운홀 미팅에서는 사회를 맡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박 교수는) 성격이 올곧고 스마트하다"며 "정치활동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참신해 보여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스스로도 광주·전남의 경우 기존 정치권보다는 시민사회 영역에서 활동했고, 지역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겠느냐에 방점을 두고 여러 인사들을 추천받은 뒤 최종적으로 박 교수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대표성 등을 두고는 우려스런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중량감도 떨어진다"며 걱정스런 입장이 지배적이다.

광주지역 한 국회의원은 "(박 교수 임명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우선은 누군지, 어떤 성향인지도 잘 모르고, 의정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해 호남 대표성을 띠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선 이재명 대표, 친이재명계 특정 국회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친정 체제 다지기, 친명 지도부 굳히기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박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우려와 기대를 모두 인정하며 명확한 포부를 밝혔다.

박 교수는 "민주당의 뿌리는 호남인데, 그런 '뿌리'가 여러 이유로 '상처'를 받았음에도 중앙당에서는 일정 부분 방관한 측면도 있다"며 "상처난 호남의 자활 치료에 집중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앙당으로부터 정확한 '자양분'을 공급받는 문제가 중요하다"며 본인의 역할론을 명확히 했다.

또 친명 논란에 대해선 "그런 맥락, 즉 친명, 특정 국회의원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면 안 뽑았을 것"이라며 "계파정치로부터 자유로워서 저를 선택했고 중책을 맡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호남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민주당'을 만드는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목표"라며 "방향 설정과 협의 과정, 치열한 내부 논의를 통해 호남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국회의원과 대의원, 당원과 시민 모두 어떤 사안에 대해 해석이 따로따로인 경우가 다반사"라며 "어떤 주장이나 전달 과정에서 호남의 심장도 드러낸다는 심정으로 명확하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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