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러시아는 전쟁 침략자" 첫 명시적 언급

기사등록 2022/08/31 03:51:45 최종수정 2022/08/31 07:44:44

"용납할 수 없고 야만적인 전쟁 일으켜"

러 두기나에 '무고한 희생자' 발언 진화

"생명 옹호 의미…정치적 해석 안 돼"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8.29.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를 처음으로 "전쟁 침략자"라고 불렀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 연방에 의해 시작된 대규모 전쟁"이라면서 "도덕적으로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으며 야만적이고 분별 없으며 혐오스럽고 신성모독적"이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바티칸 전문가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전쟁에서 러시아를 명시적으로 비난한 것은 처음이라고 NYT는 전했다.  

교황청은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차량 폭탄 테러로 숨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 딸을 "무고한 희생자"라고 한 것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샀던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진화에 나섰다.

두기나는 푸틴의 '브레인''사상적 스승'으로 불리는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로, 지난 20일 모스크바 외곽에서 귀가 중 차량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광기 어린 전쟁의 무고한 희생"이라고 안타까워했고, 우크라이나는 "침략자와 희생자를 같이 취급해선 안 된다"고 반발하며 주우크라 교황청 특사를 소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바티칸 뉴스 편집국장은 즉시 우크라이나판 성명을 통해 "교황은 전쟁의 결과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 무엇보다 러시아 포탄에 죽어가는 우크라이나의 무고한 시민들과 가까이 있기를 원한다"고 달랬었다.

그리고 이날 성명을 통해 좀 더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했다.

바티칸은 "최근 며칠 동안 정치적 중요성에 대해 한 번 이상 공개 토론이 벌어졌다"면서 "교황의 말씀은 인간의 생명과 그에 대한 가치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읽어야지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9월 중순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중교지도자 모임에서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기를 희망해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키릴 총대주교는 직접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프란치스코 교황과 별도 만남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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