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메타버스 서비스 '컴투버스' 로드맵 공개
현실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가상공간에 구현
토지 분양해 공간 설계…사회·문화·경제 활동 가능해
금융·콘텐츠·게임·엔터 등 파트너사 확보
2024년 1분기 일반 사용자 대상 서비스 상용화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20년 게임 개발 역사를 자랑하는 게임사 컴투스가 야심차게 개발한 메타버스 ‘컴투버스’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습니다. 게임사가 만든 메타버스 서비스이지만,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 성격이 짙은 메타버스를 떠올렸다면 오산입니다. 이프랜드, 게더타운 등 커뮤니티 중심의 메타버스와도 궤를 달리합니다.
컴투버스는 실생활을 3차원(3D) 가상공간에 그대로 옮긴 전세계 최초의 메타버스입니다. 한번쯤 상상해봤던, ‘부캐(부캐릭터)’가 현실과 유사한 디지털 세상에서 경제·사회·문화 활동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올인원' 메타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인데요.
실제 컴투버스는 단순히 가상도시를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의 건물이나 일부 지역을 옮겨오고, 실생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구현할 예정입니다. 업무, 쇼핑, 문화, 커뮤니티,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모두 다 가상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예를 들어, 내 방에 앉아 컴투버스의 3D 아바타를 통해 가상 오피스에 출근해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거리를 거닐며 쇼핑을 하거나, 친구와 영화도 볼 수 있게 됩니다. 개인과 기업들은 컴투버스에서 분양 받은 땅으로 건물을 짓고, 가게를 차리며, 기축통화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돈도 법니다. 콘텐츠 창작 툴을 통해 내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돈 버는 것도 가능합니다.
◆컴투스 메타버스 '컴투버스' 어떻게 다를까
컴투버스는 ‘넥스트 인터넷’이라는 메타버스 정의에서 출발합니다. 지금은 인터넷을 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켰다면, 메타버스는 아바타가 직접 3D 가상공간에 들어가서 직접 정보와 콘텐츠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런 가치를 기반으로 컴투버스는 자사 서비스를 ‘오픈 메타버스 인프라스트럭처(사회적 생산기반)’로 정의했습니다.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꾸미고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열린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얘기입니다. 웹3.0 가치에 따라 컴투버스가 모든 권한을 갖거나, 수익 분배를 독점하지도 않겠다고 합니다.
이용자들은 컴투버스에서 토지를 분양 받을 수 있습니다. 컴투버스는 메타버스 내 필수 파트너사의 토지 15~30%를 제외하고는 전부 분양할 계획입니다. 토지는 고정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됩니다.
이렇게 분양 받은 토지의 기본 단위인 셀이 100개가 모이면 하나의 블록이 되고, 다시 900개의 블록이 모여 하나의 아일랜드를 이루게 됩니다. 총 9만개의 셀이 아일랜드를 이루는 셈이죠. 그리고 총 9개의 아일랜드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아일랜드 하나의 크기는 축구장 약 3200개의 규모에 달합니다.
아일랜드에서는 가상 오피스 뿐만 아니라 상업시설, 도로, 교통, 자연 환경 등의 여러 가상 공간이 들어섭니다. 예를 들어 1개 건물에는 1~4층은 교보문고 등 상업시설과 5~20층은 사무실 형태로 구성되는 것이죠.
◆"경제·문화·사회 생활 메타버스 한 공간에서" 땅 분양 받아 오피스, 가게 차린다
컴투버스는 ‘퍼블릭’ 영역과 ‘프라이빗’ 영역으로 나눠 설계됩니다. 퍼블릭 메타버스는 컴투버스가 관리, 개발, 운영하는 공공 영역으로 누구나 제한 없이 돌아다니며 실시간으로 이용자들이 교류하는 개방된 공간입니다.
프라이빗 메타버스에서는 컴투버스로부터 분양 받은 토지를 기반으로 기업이나 개인이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공간 활용도 주어진 용적 내에서 마음대로 축소하거나 확장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나, 커머스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생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버스 필수 요소는 '경제 활동'인데요, 컴투버스는 분양 받은 땅은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이용자들이 2차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토지 분양은 내년 2분기부터 크리에이터와 기업, 일반인 대상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기축통화나 유틸리티 토큰은 컴투스 그룹 암호화폐 '엑스플라'가 쓰일 예정입니다.
여러 기업, 상점, 콘텐츠 창작자 등이 들어와 생태계가 커질 수록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토지 거래와 여타 활동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컴투버스가 가져가지만, 시장의 평균가격을 '절대' 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참여자로부터 수수료 이외에 임의로 수익 배분을 요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컴투버스가 기반을 다진 뒤에는 현실세계에는 없던 새로운 '직업'도 탄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바타 의상디자이너, 메타버스 DJ, 건축가 등 무궁무진하죠. 컴투버스는 향후 이용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도 구상 중입니다.
◆KT·SK네트웍스·한미헬스케어·교원그룹 등 합류…2024년 일반 사용자에 개방
컴투버스의 서비스와 콘텐츠는 다양한 분야의 유수 기업들의 참여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기존 국내 파트너사 SK네트웍스, 교원그룹, 교보문고, 한미헬스케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마이뮤직테이스트, 영실업, 닥터나우, 푸트테크 등에 더해 최근 이동통신사 KT가 새로 합류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컴투버스 토지 위에 현실 사업을 가상전용 서비스로 구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그룹이 컴투버스에 '가상지점'을 구축하면 예금, 대출, 투자 등 은행이나 증권 업무를 보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겠죠. 한미헬스케어는 의료 종사와 고객 접점 확대를 닥터나우는 원격 진단 등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자신한 컴투버스는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컴투스 그룹은 올 하반기 오피스 베타버전에 자사 직원들의 입주를 시작하고, 내년 1분기까지 오피스와 컨벤션센터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어 내년 3분기에는 주요 파트너들과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를 개발합니다.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상용화 서비스는 2024년 1분기에 실시할 예정입니다.
업계가 컴투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출시된 메타버스 서비스 가운데 '현실세계'와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로블록스나 제페토 역시 3D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사회·문화적 활동이 가능합니다. 다만, 아바타를 꾸미고 이용자끼리 소통하거나 게임 제작에 치중되는 등 할 수 있는 활동이 국한된다는 것이 컴투버스와 다릅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유 없는 자신감은 아닙니다. 컴투스 그룹 차원의 시너지가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어서죠. ▲게임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콘텐츠 밸류체인 ▲블록체인 사업을 통해 조성한 탈중앙화 웹 생태계 등 3박자를 모두 갖췄습니다.
거대한 도시 구축을 위한 전문성도 확보했습니다. 국내 도시건설 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로 영입했습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도시 설계, 공간 기획을 지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메타버스 속 '진짜' 세상을 표방하는 컴투버스가 글로벌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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