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 등극…커리어 최전성기
2014년 브라질·2018년 러시아서 두 번의 눈물
한 골 더 넣으면 한국 선수 월드컵 본선 최다골 단독 1위
손흥민에게 지난 두 번의 월드컵은 아픈 기억만 남아있다. 대표팀 막내로 처음 출전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에이스로 나섰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 모두 조별리그 탈락이란 처참한 결과 앞에 눈물을 터트렸다.
브라질 월드컵 때는 막내임에도 홍명보호에서 해결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함부르크를 거쳐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레버쿠젠에서 핵심 공격수로 뛰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이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후반 5분 손흥민이 개인 첫 월드컵 득점포를 가동했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별리그 1무2패란 최악의 성적표로 탈락이 확정되자 손흥민은 어린아이처럼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브라질에서의 실패를 딛고 유럽에서 더 성장한 손흥민은 2015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급 공격수로 입지를 넓혀간 손흥민에게 2018년 러시아월드컵은 4년 전 눈물을 만회할 기회였다.
스웨덴, 멕시코에 2연패를 당해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진 손흥민은 경기 후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는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웃다가 울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였던 독일을 상대로 한국이 기적 같은 2-0 승리를 거뒀지만, 목표였던 16강 진출엔 실패했다.
계속되는 월드컵 실패는 손흥민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에도 변함없이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월드컵 2차예선과 최종예선에서 3골씩을 터트려 고비 때마다 한국을 구했다.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원정 경기(1-1 무)에선 선제골을 넣어 2009년 박지성 이후 12년 만에 '원정팀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을 넣은 한국 선수가 됐다.
카타르 월드컵 '모의고사'로 치러진 6월 A매치 4연전(브라질·칠레·파라과이·이집트)에서도 손흥민의 존재감은 빛났다.
칠레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통산 16번째로 A매치 100번째 경기(센추리클럽)를 소화한 손흥민은 환상적인 프리킥 쇄기골까지 기록하며 자축했다.
그리고 이어진 파라과이와 세 번째 평가전에서도 프리킥 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A매치 2경기 연속 프리킥 득점이란 신기록도 세웠다.
소속팀인 토트넘에서도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정규리그에서 총 23골(7도움)을 터트려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인으로는 물론 아시아 선수로도 역대 처음 유럽 빅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이다.
과정도 한 편의 드라마였다. 공동 득점왕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맹추격하던 손흥민은 노리치시티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골든 부트를 거머쥐었다.
축구 인생 황금기를 달리고 있는 손흥민은 11월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해피엔딩을 꿈꾼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골 맛을 봤던 손흥민은 박지성, 안정환(이상 은퇴)과 함께 한국 선수 월드컵 본선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 골 더 넣으면 단독 1위가 된다.
동시에 한국 축구 선수 중 박지성(2002년·2006년·2010년)만 갖고 있는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득점도 타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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