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영구채·통영에코파워 미매각 발생
주관사들이 대부분 가져가 '부담'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이 전환사채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여파로 주관을 맡았던 증권사들이 매물을 떠앉는 사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통영에코파워가 진행한 12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제1회, 등급 A+ 하향검토·A0 부정적)는 하나증권이 전액 인수했다.
하나증권이 전량 총액인수한 것은 미매각에 따른 결과이다. 해당 사채는 지난 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국금융투자협회 K-Bond 프로그램을 통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통상 K-Bond의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이자율과 발행수익률이 결정된다.
하지만 이번 수요예측에는 단 한 곳의 기관도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인수자 없이 단독 주관한 하나증권이 전량 떠안게 됐다. 사채의 이자율은 희망금리(5.7~6.1%) 상단인 6.1%로 확정됐다.
앞서 CJ CGV의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CJ CGV는 기존주주에게 전환사체 우선 청약권리를 주고 이후 남은 금액에 일반투자자가 청약할 수 있는 공모방식의 영구전환사채 발행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존 주주의 청약율은 3.64%에 그쳤다. 여기에 이후 진행한 일반투자자 청약률은 4.14%로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이에 전체 4000억원 가운데 3688억원을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인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이 가져갔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해서 발생한 배경은 경기침체 우려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높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마진 압박, 통화 긴축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인해 기업들의 펀더멘탈을 저하시킨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자체가 원부자재, 인건비 등 다양한 비용의 증가를 야기하는데 이익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진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저지시키기 위한 통화긴축은 금리를 상승시켜서 결국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리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 이같은 상황으로 증권사들의 주관 업무도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결론적 회사들의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지는 셈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고 전반적인 크레딧채권 수요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빅스텝 이상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고 하반기 기업 실적 저하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되살리지 못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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