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요코하마 평가전 이어 2회 연속 0-3 완패
일본 압박과 패스플레이에 압도당해
일본, 9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
한국 축구가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숙적 일본에 완패했다. 동아시안컵 4연패도 무산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오후 7시2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대회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후반에 내리 3골을 허용하며 0-3으로 완패했다.
한일전에서 한국이 3골차 이상으로 패한 건 1974년 9월 도쿄에서 열린 정기전(1-4 패), 2011년 8월 삿포로에서 열린 평가전(0-3 패), 2021년 요코하마 평가전(0-3 패) 이후 네 번째다.
일본의 강한 압박을 견디지 못했고, 수비는 원활한 패스 플레이에 힘없이 뚫렸다.
이로써 한국(2승1패 승점 6)은 일본(2승1무 승점 7)에 정상을 넘겨주며 4회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일본은 2013년 대회 이후 9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0-3으로 완패했던 벤투호는 설욕을 노렸지만 다시 한 번 같은 스코어로 고개를 숙였다.
역대 일본과 상대전적은 42승23무16패가 됐다. 여전히 앞서지만 2000년대 이후를 따지면 6승7무6패로 팽팽하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보르도) 등 유럽파가 출전하지 못했다.
공격을 풀어주던 황인범의 공백도 두드러졌다. 황인범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이적 문제로 중국과 1차전만 뛰고 떠났다.
그러나 일본 역시 해외에서 활약 중인 1진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대부분 어리거나 A매치 출전 경험이 15경기도 되지 않는 선수들이었다.
벤투 감독은 주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인 선수 3명을 선발로 기용하는 전술적인 시험을 시도했지만 전반에 유효슈팅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할 만큼 답답한 경기였다.
황인범이 없는 중원은 권창훈(김천), 김진규(전북)가 맡았다.
평소 센터백으로 서는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수비 4백의 좌우 윙백은 김진수, 김문환(이상 전북)이 섰고, 박지수(김천), 조유민(대전)이 가운데를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경기 시작 20초 만에 마치노 슈토(쇼난 벨마레)가 중거리슛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조현우가 손으로 쳐냈다.
양 팀 모두 탐색전 위주로 운영하면서 경기는 소강상태로 흘렀다.
전반 19분 큰 위기가 있었다. 권경원이 수비 과정에서 공을 빼앗겨 역습 기회를 허용했다. 소마 유키(나고야 그램퍼스)가 권경원의 공을 가로 채 돌파한 후, 왼발로 때린 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분위기를 빼앗긴 한국은 일본의 압박에 패스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장기인 패스를 앞세워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소마가 전반 33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크로스 대신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조현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쳐낸 공을 미즈누마 코타(요코하마 F.마리노스)가 다시 한 번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조현우 정면으로 향했지만 일본의 공세가 매서웠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일본은 후반에도 1분 만에 니시무라 타쿠마(요코하마 F.마리노스)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다.
먼저 실점했다.
활발하게 움직이던 소마가 후반 4분 후지타 조엘 치마(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한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후반 11분에도 역습 위기를 허용했다. 수비 공간이 헐거워지면서 일본이 편안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이와타 토모키(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난 게 벤투호로선 행운이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1분 엄원상을 빼고 송민규(전북)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일본도 후반 14분 미즈누마를 빼고 과거 유럽 무대에서 뛰었던 미야이치 료(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넣었다.
후반 18분 추가로 실점했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소마의 크로스를 수비수 사사키 쇼(산프레체 히로시마)가 헤더로 연결해 일본이 2-0으로 달아났다.
벤투 감독은 후반 23분 권창훈, 박지수를 빼고 이영재(김천), 조영욱(서울)을 투입했으나 후반 27분 마치노에게 한 골을 더 내주는 걸 지켜봐야 했다.
후반 32분 송민규의 회심의 오른발슛이 이날 한국이 만든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코칭스태프는 올해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K리그 선수들을 점검하며 옥석을 가릴 계획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1만4117명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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