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확진으로 최태원 화상 면담…"다음에 점심" 약속
삼성 이재용, 현대차 정의선 이어 3번째 총수 만남
최 회장은 26일 오후 2시15분(미 현지시간·한국시간 27일 오전 3시15분)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갖고 "SK그룹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분야를 비롯해 미국에 22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투자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집중된다. 최근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약 9조원) 투자까지 감안하면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모두 30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 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런 협력은 핵심 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으로, 3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막대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미국에서는 2025년까지 약 4000명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 면담에 앞서 최 회장을 가리켜 '토니'라는 별칭을 부르며 친근함을 표하기도 했다. '토니'는 수평적 소통을 강조한 최 회장이 직원들 사이에서 부르는 호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면담을 마치며 SK의 투자에 관해 "생큐, 생큐, 생큐"라고 외치며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면담 동안 "생큐"를 9번 말할 정도로 이번 투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면담은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이뤄졌다. 최 회장을 비롯한 SK 관계자들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SK그룹은 미국을 방문 중인 최 회장과 바이든 대통령과의 직접 면담을 추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백악관에서 대면 대신 화상 방식으로 면담이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화상 방식으로 면담을 가진 데 대해 거듭 사과하며 다음에 최 회장이 백악관을 방문하면 자신의 집무실에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약속했다.
SK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등 한국 대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이어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잇달아 그룹 총수들과 만남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20일 방한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했으며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안내를 맡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 약 21조원을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170억 달러 투자를 해준 삼성, 감사하다. 미국에도 그 투자로 인해 이 같은(삼성전자 평택공장)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며 "한미 간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계속적으로 확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50억 달러의 추가 투자, 총 1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를 미국에 투자하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 회장과 회동 후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 제조업에 대한 100억 달러가 넘는 새로운 투자를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 현대차 덕분에 미국의 자동차 산업의 전환을 맞이하고 있으며 미래 전기 산업 부분에서 미국의 목표가 속도를 붙이게 됐다"며 "정 회장에게 미국을 선택해 준데 감사하며, 우리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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