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교통체계 혁신할 친환경 이동수단…2025년 상용화 예상
2040년 13조 규모 성장…컨소시엄 통해 정부 실증사업 참여
협업 美 '조비 에비에이션'…가장 먼저 기체 상용화 예상
[부산=뉴시스] 심지혜 기자 = “30여년간 운영해온 이동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운항, 관제, 플랫폼 역량을 추가로 확보한다면, SK텔레콤의 사업 영역을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공중에 날아다니는 기체로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개발책임자(CDO)는 지난 15일 부산국제모터쇼가 개최된 벡스코에서 UAM 사업 추진 계획 및 현황 설명 간담회를 열고 UAM 사업 로드맵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이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간담회를 연 것은 UAM이 미래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비행체 기반의 항공 이동 서비스다. 도심에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다양한 육상 교통수단과 연계가 가능하다.
◆ 글로벌 730조 규모 성장 예상…SKT '미래 사업'으로 CEO 직접 챙겨
UAM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향후 10년의 미래 주요 사업으로 꼽은 분야로 2025년 상용화가 예상된다. SK텔레콤은 2030년대 완전자율비행 서비스로의 진화 과정에서 통신 인프라와 UAM 교통관리서비스 등을 선도하며 관련 산업 발전의 토대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지상·항공 교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사업자다.
UAM 시장은 빠른 속도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K-UAM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 61억달러 규모인 UAM 글로벌 시장 규모는 초기 상용화 시점인 2025년 109억달러, 2030년 615억달러에서 2040년에는 6090억 달러(약 730조원)로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2040년 13조 시장 정도로 전망된다.
이에 미국과 유럽을 선두로한 기술·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UAM 산업에 뛰어든 첨단기업들은 기술 선도와 사업화 선점을 위해 글로벌 UAM 합종연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는 초창기인 만큼 세계적으로는 스타트업, 차량 제조사, 항공기 제조사 사이의 기체 개발 경쟁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현재 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에비에이션, 오버에어, 독일 릴리움, 볼로콥터, 중국 이항 등 약 300개 글로벌 기업과 기관들이 UAM에 투자하고 있다.
UAM 시장은 기체 제조와 서비스 제공,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분야로 나뉜다. 이 중 서비스 시장은 2040년 기준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UAM 시장에서 주요 서비스를 연계하는 역할로 나서며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CEO 직속 UAM 사업 추진 TF를 발족해 연구와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9명이 임원이 속해있으며 40여명 규모로 조직했다. 통신과 자율주행, 정밀 측위, 보안 등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UAM사업을 추진한다.
◆ 협력 美 '조비' 가장 먼저 기체 상용화…K-UAM에 유리
UAM 사업은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의 컨소시엄으로 진행한다. 컨소시엄은 지난 5월 국토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기제 제조 분야에서는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실증 테스트(AAM National Campaign) 경험을 갖추고 있다. 양사는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UAM 사업 관련 정기 협의체를 결성하고 서비스형모빌리티(Mobility as a Service, MaaS) 등 전 분야에 걸친 상호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하 담당은 “조비 에비에이션이 최고 속도와 최장거리, 최고고도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며 “내년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 완료 후 2024년이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기체 제조사는 상용화 시점을 2025년 이후로 보고 있다‘며 ”이를 볼 때 2024년 K-UAM 그랜드챌린지에 활용할 수 있는 기체는 조비 에비에이션밖에 없다“고 자부했다.
K-UAM 그랜드챌린지는 올해 말 참가사를 선정하고 내년에는 고흥 나로 우주센터 근처에서 개활지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2024년에는 도심지 실증을 거쳐 시범노선을 확보한 후 2025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 담당은 ”UAM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일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UAM 사업의 핵심은 지상과 항공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MaaS 플랫폼으로 SK텔레콤은 통신 등 핵심 인프라와 MaaS 플랫폼을 동시에 확보한 유일한 사업자“라고 자부했다.
MaaS는 SK텔레콤 ICT 그룹사인 티맵모빌리티가 있어 가능하다. 이를 볼 때 UAM 기체와 이·착륙 플랫폼인 버티포트(vertiport), 기존 지상 교통수단 등 물리적인 요소를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선도 사업자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조비 에비에이션이 SK텔레콤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안정적 사업을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과 규제 해소가 선결돼야 한다.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 수요 확대로 기술력이 높아지고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기체 제조사가 자체 배터리 제조와 조립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규제다. 기존 상공 사업 대비 규제 간소화 등 시장 확산을 이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하 담당은 ”UAM 특별법을 비롯해 각종 인증, 자격과 지원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며 ”공역 안보 이슈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