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 가능성 높아져"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14일 "6월 물가가 발표되고 난 이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프라이싱하고 있다. 동시에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물가를 잡는 것이 어느 때보다 연준의 우선순위"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강도가 높아지면서 침체가 더 빠른 시점에 다가오는 것이 아닌지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아직은 연준의 긴축 강도 완화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침체발 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아직 거리가 멀다. 채권 시장의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 필수적"이라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사이클이다. 경기 둔화보다는 아직 고점을 확인하지 않은 물가를 더욱 주시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소비자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특정 부문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기 보다 전반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다"면서 "다음 달 물가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 후 하강)한다 해도 연준이 바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다만 "7월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곡물, 중고차 가격 하락을 반영해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높다"면서 "물가 피크 아웃은 우호적인 변화지만 주식시장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물가 서프라이즈는 연준의 유일한 옵션인 내수 둔화가 강하고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정점 통과 가능성이 무색하게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 구매력과 소비심리가 계속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통화 긴축 영향이 더해지면서 내수 경기 둔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CPI 쇼크에도 인플레이션이 결국 완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는 일부 마찰이 있겠지만 근원 상품물가 상승률 완화가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을 압도하며 근원물가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에너지 가격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인플레 기여도는 점차 낮아질 개연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근본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업그레이드된 긴축 수위가 구매력을 더 빠르게 악화시키고 소비심리 위축을 심화시켜 인플레이션을
억제시킬 것"이라며 "긴축 강도가 높아질수록 추후 완화로 돌아서는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 실질 성장률 하락, 실업률 상승, 회사채 스프레드 상승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침체 국면에서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며 "현재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평균 CPI 상승률은 5% 수준일 것"이라며 내년 초까지 Fed 금리 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6월 CPI는 8.8% 안수준이던 전문가와 시장의 전망치보다 무려 0.3%포인트나 높은 9.1%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CPI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으면서 연준이 이달 26~27일 FOMC에서 또 다시 한 번에 0.75%포인트(p)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뛰어넘는 강력한 긴축정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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