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퇴임을 앞둔 이시종 충북지사가 자신의 고향 충주시민들에게 "무예를 지켜달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민선 5~7기 충북지사로 재임하면서 '무술올림픽'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창시했다. 그러나 내달 출범할 민선 8기가 폐지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명맥이 끊길 가능성이 크다.
26일 충주시에 따르면 시의 초청으로 지난 24일 충주를 찾은 이 지사는 충주시청에서 시민들과 만나 10여 분 이상 무예산업 추진 취지와 발전 가능성 등을 역설했다.
그는 "무예는 문화의 뿌리라고 인식해야 한다"면서 "올림픽과 쌍벽을 이룰 무예마스터십은 또 다른 먹고 사는 문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무예산업은 국부 창출의 길"이라고 단언한 뒤 "1500조 원에 이르는 전 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무예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충주시장 재직 때 만든)충주세계무술축제로 시작해 무예마스터십으로 확대한 것"이라면서 "충주시민이 무예마스터십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과거 충주시장 때부터 무예 진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충주세계무술축제를 만든 그는 충북지사 취임 후 이를 세계무예마스터십으로 키웠다.
그러나 그의 무예사업은 3선 고지를 향하는 길목마다 경쟁 후보들의 표적이 됐다. 야당 충북지사 선거 후보는 물론 소속 당 공천 경쟁자까지 무예마스터십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했다.
2016년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 이어 2019년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열었으나 비용 대비 효과가 미미하고 흥행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자 역시 선거기간 내내 폐지를 주장했다. 당선 이후 "세계무예마스터십에 얼마나 돈이 들어갔는가, 효과는 있었는가 등을 인수위에서 점검하고 최종 판단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으나 폐지 또는 축소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달 말 임기를 종료하는 이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생물학적 고향인 충주시민에게 무예마스터십 수호 노력을 주문한 것은 이러한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7일 한덕수 총리를 만난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 근거를 담은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 지사는 퇴임 후 서울 이주에 관한 질문에 "청주나 충주에 사는 것이 좋긴 하지만 후임 지사와 공무원들이 불편할 것이고, 몇 년 동안은 떠나 주는 게 후임 지사에 대한 예의하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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