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9일 제출…입헌민주당 대표 발표
日 언론 "여당 다수 중의원서 부결 전망" 지적
7월 선거 앞두고 '與와 싸우는 자세' 홍보 속내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泉健太) 대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8일 밝혔다.
NHK,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즈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정부는 고물가에 대한 무대책으로 금년도 추경에서 유가 대책 이외에 아무 대책도 강구하지 않았다"며 "이래서는 국민 생활을 지키지도 일본 경제를 회복시키지도 못한다. 간과할 수 없다"며 내각 불신임 결의안 제출 방침을 밝혔다.
제출 시기에 대해서는 "오늘, 내일(9일)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저녁 성희롱 의혹이 불거진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중의원 의장의 불신임 결의안과 함께 제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내각 불신임안은 야당의 '국회 전술'에서 최대 무기로 꼽힌다. 제출 시 관례상 불신임안 표결까지 다른 법안 심의 등이 중단된다. 가결되면 총리는 10일 이내에 중의원을 해산하거나 내각 총사퇴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집권 자민당 등 여당은 불신임안이 제출되면 부결시킬 방침이다. 게다가 다른 야당인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은 불신임안 제출에 대한 입장을 보류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닛케이는 "만일 입헌민주당이 제출한다 하더라도 여당은 다수를 점한 중의원(하원)에서 부결시킬 전망이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의 다카기 쓰요시(高木毅) 국회대책의원장은 기자들에게 "여당으로서 엄숙히 부결하겠다. 불신임의 명확한 이유 등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입헌민주당이 부결될 것을 알면서도 제출하는 배경에는 당내 사정이 있다.
7월 참의원(상원) 선거와 이달 15일 국회 회기말을 앞두고 여당과 싸우는 자세를 선명히 내보이지 않으면, 여당에 저자세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즈미 대표 집행부의 구심력을 좌우하게 된다.
닛케이는 이번 내각 불신임안이 입헌민주당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여당이 오는 10일 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어린이 가정청' 설치 법안 성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성립 시기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입헌민주당은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유권자의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이 법안 성립인 늦어지면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상이 나빠진다'는 우려가 입헌민주당 내에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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