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 증명사진 나오는 뽑기 기계…일본서 '대박'(영상)

기사등록 2022/06/06 10:00:00 최종수정 2022/06/08 09:26:27

합성사진 아닌 실제 증명사진 판매

"증명사진은 가공되지 않은 본모습"

예상 밖 인기에 2탄도 계획 중

'붉은 타인의 증명사진' 뽑기 기계에서 나온 일명 '흰머리의 아저씨' 증명사진. 출처: 트위터 @aerobics_girl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일본 도쿄의 한 골목에 만난 적도 없는 타인의 증명사진을 뽑을 수 있는 기상천외한 뽑기 기계가 등장했다.

외형만 보면 동전을 넣고 돌려 캡슐을 뽑는 일반적인 뽑기 기계와 같지만 여기서 나온 캡슐에는 정말 증명사진이 들어있다.

한 번 돌리는데 300엔이 드는 뽑기 기계 속 증명사진은 정장 차림의 젊은 여성부터 흰머리가 난 중년 남성까지, 그 종류만도 자그마치 10종류다. 

아무리 독특한 상품이 많은 일본이라지만 이런 '신박한' 뽑기 기계는 누가, 왜 만든 것일까?


뽑기 기계의 이름은 '새빨간 타인의 증명사진(赤の他人の証明写真)'.

지난 3월 26일 도쿄 카구라자카에 있는 한 상점 앞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SNS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제작자인 테라이 히로키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근 SNS에 올라오는 얼굴 사진들은 모두 만들어진 느낌뿐이지만, 증명사진의 소소한 느낌은 그 사람의 본모습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된다"며 가공되지 않은 본모습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나름 진지한(?) 제작 의도를 밝혔다.

또 "증명사진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라고 할까 드라마가 보인다, 다른 사람의 증명사진을 보고 이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 상상하는 것도 즐거울 것"이라며 사람들이 각자 상상력을 발휘해보기를 바라기도 했다.

히로키는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당연해져서 사람의 본모습을 보는 것이 어려운 시대"인 것도 제작 배경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트위터 @aerobics_girl2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뽑기에 사용된 모든 증명사진은 AI로 합성한 것이 아닌 실제 일반인들이 제공한 사진이다.

히로키는 "대학생, 주부, 이직 준비 중인 디자이너 등 실제로 증명사진을 찍은 사람들로부터 받았다"며 이 중에는 현직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도 있다고 귀뜸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히로키의 지인으로 부탁을 받고 자신의 증명사진을 보냈으며, 일부는 히로키를 직접 만나 즉석 증명사진 촬영 부스에서 바로 찍은 사진을 건네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인기에 2탄 발매도 계획 중

증명사진 뽑기는 SNS에서 유명세를 탄 뒤로 연일 매진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히로키도 "솔직히 이게 팔릴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드러냈지만 인기에 힘입어 2탄 발매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증명사진 뽑기가 알려지며 자신의 사진을 써달라는 요청이 SNS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총 10장의 증명사진 중 가장 인기 있는 사진은 일명 '흰머리의 아저씨'로 불리는 백발의 중년남성 사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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