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GU+ 요청' 5G 주파수만 추가 할당…대신 조건 강화

기사등록 2022/06/02 14:09:50 최종수정 2022/06/02 16:26:00

오는 7월 3.4~3.42㎓대역 20㎒폭 경매…SKT 요청대역 유보

SKT·KT '불공정' 반발에도…"품질개선 등 긍정효과 더 크다"

1만5천국 우선 구축해야 사용…농어촌망 구축 완료 시점 단축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가 5G 주파수 20㎒폭 추가 할당을 최종 확정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SK텔레콤이 할당을 요청한 5G 주파수는 별도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4~3.42㎓대역(20㎒폭) 5G 주파수에 대한 할당 계획을 공고한다고 2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7월 4일까지 할당 신청을 받고, 할당 신청법인을 대상으로 할당신청 적격여부 심사를 거쳐 7월 중 할당대상 법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주파수 이용기간은 주파수 할당일인 11월1일부터 기존에 5G 주파수의 이용종료 시점인 2028년 11월30일까지다.

◆ LGU+ 부족한 주파수 채운다…경쟁사와 동일한 100㎒폭 확보

이번 주파수 할당은 LG유플러스 요청에 따른 결과다.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더 달라고 하는 이유는 2018년 6월 첫 5G 주파수 경매에서 경쟁사보다 20㎒폭을 적게 가져갔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2018년 5G 주파수 3.5㎓ 대역 경매  결과.(사진=과기정통부 제공) 2022.6.2 *재판매 및 DB 금지

과기정통부는 300㎒폭(3.4~3.7㎓)을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공공 주파수와 간섭우려가 있어 이번 대역을 제외한 280㎒폭(3.42~3.7㎓)만 경매에 내놨다. 확보 가능한 총량은 100㎒ 폭으로 제한했다. 이에 100:100:80 또는 100:90:90의 할당이 가능했다.

LG유플러스는 100㎒폭을 확보하려 했으나 경매가 진행될수록 가격 부담이 커지자, 폭을 줄이는 대신 향후 확장 가능한 대역을 선택했다. 이 대역은 간섭 문제로 제외했던 대역과 인접해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0㎒폭을, LG유플러스는 80㎒폭을 확보했다.

그러다 2019년 12월, 과기정통부는 경매에서 유보된 잔여대역에 대한 현장실측 등을 거쳐 5G로 활용 가능하다고 발표(5G+ 스펙트럼 플랜)했다.

주파수 추가 확보 가능성을 확인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할당을 요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연구반을 꾸리고 15차례에 걸쳐 할당 가능 여부를 논의했다고 결국 같은 해 12월 할당을 결정했다. 주파수 할당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본 것이다. 경매 방식 등 세부 계획은 올해 1월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했다.

◆ SKT·KT '불공정' 반발에도…정부 "긍정 효과 더 커"

SK텔레콤과 KT는 강하게 반발했다. 애당초 LG유플러스가 경매에서 확보하지 못한 대역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하지 않은 데다 이번 할당 대역이 LG유플러스에만 인접해 있어 확보하더라도 당장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해당 대역만 할당하는 것이 한 사업자에게만 혜택이 되는 만큼 3.7㎓대역 300㎒폭 주파수의 일부 대역(3.7∼3.72㎓, 20㎒)에 대한 추가 할당을 요청했다.

이로 인해 추가 할당이 잠정 중단됐고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이통3사 CEO 간담회를 열고 각 사의 의견을 재차 확인한 후 종합적인 검토를 추진했다.

결론적으로는 SK텔레콤이 요청한 3.42~3.7㎓ 대역 20㎒폭에 대해서는 추후 할당을 결정했다. 세부 할당방안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3.7㎓대역은 종합검토를 통해 구체적인 할당방안을 마련한 이후 공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공급방안은 연구반에서 계속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3.4∼3.42㎓ 대역은 이미 인접대역과의 혼간섭 문제가 해소되고 세부 할당방안을 마련, 공급 준비가 완료됐다는 점을 우선시했다. 또 주파수 공급시 통신사간 품질경쟁을 통해 투자 유발이 촉진되고 대국민 5G 서비스 품질이 개선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3.7∼3.72㎓ 일부 대역은 연속 광대역으로 공급하는 것이 5G+ 스펙트럼 플랜이나 해외동향과 부합한다"며 "5G 네트워크 고도화라는 산업적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클 수 있고 일부 대역(20㎒폭)을 분리해 공급하는 경우 잔여 280㎒폭의 이용 효율이 낮아질 수 있어 향후 통신경쟁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조건 강화'로 SKT·KT 달래기…"1만5천국 우선 구축후 사용"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파수 할당이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경매 방식과 조건에 변화를 줬다.

올 초 발표대로라면 경매는 '혼합 방식' 한 가지였다.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입찰(50라운드)로 진행하다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2단계 최고가 밀봉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대역에 SK텔레콤과 KT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에는 1개 사업자가 단독입찰하면 전파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심사를 통한 정부산정 대가 할당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주파수 할당조건은 당초 제시한 2025년 12월까지 15만국(총 누적) 구축에 더해 5G 무선국 구축과 농어촌 공동망 구축 완료 시점을 2023년 12월까지로 6개월 단축하는 것을 추가했다.

또한 할당 받은 사업자가 인접대역에서 5G 서비스를 제공 중인 경우에는 할당받은 주파수를 활용한 신규 1만5000국의 5G 무선국을 우선 구축한 뒤 기존 5G 무선국에서 할당받은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농어촌 공동망에서는 할당 즉시 주파수 이용이 가능하다.

이 조건은 LG유플러스 할당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번 대역은 LG유플러스에만 인접해 있어 SK텔레콤, KT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아울러 할당 받은 사업자가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안정성 등의 강화 방안을 마련해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제시하도록 했다.

최저경쟁가격은 2018년 할당한 5G 주파수(3.42~3.7㎓대역, 280㎒폭)의 1단계 경매 낙찰가와 가치 상승요인 등을 반영해 총 1521억원으로 확정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품질개선과 민간투자 유인을 위해 3.4㎓대역 주파수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할당조건 이행과 경쟁사의 대응투자로 인해 대국민 5G서비스 속도가 향상되고 상당한 5G 설비투자가 발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할당받은 사업자는 농어촌 공동망을 6개월가량 앞당겨 구축해야 하는 등 소비자가 더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이번 주파수 할당으로 국내 5G 산업의 경쟁력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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