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 SNS·정례회의에서 '잔잔한 이별사'

기사등록 2022/06/02 11:38:42
이용섭 광주시장.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모든 것이 내 탓입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둔 이용섭 광주시장이 페이스북과 마지막 정례회의를 통해 잔잔한 여운을 주는 이별사를 남겼다.

이 시장은 6·1지방선거 이튿날인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낙선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남겼다.

"선거에서 지고 나면 많이 아프고 힘들다. 그러나 대응하기에 따라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삶의 큰 자산이 되기도 한다"며 "인생이라는 것이 새옹지마이니, 이번 패배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너무 좌절하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힘들 때면 종종 떠올리던 8자 성어, '천장여지 필선고지(天將與之 必先苦之)'를 인용하며 "살아온 날을 되돌아 보면 한때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이나 사건들이 훗날 오히려 복이 되고 교훈이 되는 경우가 참 많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치열한 선거에서 지고 나면 이런 말들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당장의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 외국에 나가보기도 하고 산과 들을 헤매보기도 한다"며 "그러나 내가 찾은 최고의 해법은 '모든 게 내 탓이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를 가슴에 새기는 것"이라며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미움의 감정을 씻어낼 것을 당부했다.

이어 "책임을 돌리고 싶은 곳이 참 많을 것이지만, 이 때 중요한 것은 무조건 '내 탓'이라고 여기는 것이고, 자꾸 반복하면 증오의 대상도 사라지고 마음도 점차 평상심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그래도 부족하면 매일 아침 눈을 뜨거나 밤에 잠들기 전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열번씩 외치길 바란다"고 거듭 주문했다.

"비록 선거에는 졌지만 건강을 잃지 않았고,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니 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할 일이냐"고 스스로를 위로할 것도 당부했다.

이어진 오전 9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7기 마지막 직원 정례조회에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민선 8기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광주시장 인수위원회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적극 지원해 줄 것"을 당부한 그는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는 양광모 시인의 시 구절처럼, '더 크고 더 강한 광주' 실현을 위해 광주발전과 시민만 보고 흔들림 없이 전진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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