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예·적금 709조6288억 규모
지난달 말보다 13조원 넘게 늘어
금리인상기 '역머니무브' 지속 전망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지속하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은행의 예금과 적금 규모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20일 기준 709조6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13조원 넘게 불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정기 예금은 673억1342억원으로 지난달보다 12조4943억원 증가했다. 정기 적금은 36조4946억원으로 5355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은행의 예·적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이 금리인상과 전쟁 장기화, 루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이어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높이면서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현재 2% 초반대 수준인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더 올라갈 전망이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기피하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逆)머니 무브'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의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공격적인 통화정책 긴축이 인플레이션 통제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연말 3.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6~7월 50bp(0.5%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고, 75bp 인상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 또 금리인상을 앞당겨 물가와 기대 인플레 통제에 성공한다면 2023~2024년에는 정책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위험자산 추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금리차 축소나 역전 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로 원화가치 하락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무역적자 심화 등 부작용을 고려해 볼 때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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