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 희귀암 투병…"다리가 이쑤시개 같았다"

기사등록 2022/05/20 07:22:10 최종수정 2022/05/20 17:19:32
로버트 할리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변호사 출신 MC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64)가 마약 투약 논란 후 3년만에 근황을 공개했다.

할리는 19일 방송한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에서 2년 전 다리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고 털어놨다. "다리에 가라앉지 않는 염증이 있었는데, 악성 종양이 신경에 붙었다. 온몸이 붓고, 배도 다리도 두 배가 됐다. 말초 신경초종양(MPNST)"이라며 "세계에서 0.1%도 없다. 제일 희소한 암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할리는 수술을 받은 후 재활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산책을 하며 아직도 다리를 절뚝거리곤 했다. 둘째 아들 하재욱은 "병원에서 퇴원할 때 아버지가 근육이 하나도 없었다"며 "다리가 이쑤시개 같았다. 정말 깜짝 놀랐다. 근육이 없어서 걷지도 못했다. 튼튼했던 아버지의 초라하고 외로운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좋고 슬펐다"고 회상했다.

특별귀화 1호 인요한 박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인 박사는 "산 너머 산이다. 정말 고생했다"며 "부작용이 와서 면역이 떨어질 땐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싶었다. 의사들끼리 '잘못하면 죽겠다'고 했다. 그 정도로 심각했다. 지금은 조금 저는 것 외에는 거의 100% 회복한 것 같다"고 했다.

할리는 미국 출신으로 1997년 귀화했다. 유창한 경상도 사투리와 구수한 입담을 자랑했다. "한 뚝배기 하실래예?" 등의 유행어로 사랑 받았다.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 받았다.

할리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줬는데, 한국 사회에서 아주 안 좋은 짓을 해 한순간에 인생이 무너졌다.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했다"며 "변명을 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변명을 하겠느냐. 크게 잘못한 것"이라고 자책했다.

부인 명현숙(59)씨 역시 "그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왜 이런 실수를 했지?'라는 배신감이 있었다. 처음에는 얘기하기도 싫었다"며 "회피하고 싶고 사람들도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그렇게 하면 '남편이 일어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 두 달 뒤에 '같이 등산 가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