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테라-루나 급락 사태가 비트코인과 미국 증시의 동조화(커플링)마저 깨버렸다. 지난밤 미국 증시의 상승에도 비트코인은 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18일 오전 8시48분 기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12% 내린 3923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3934만원을 나타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1.80% 상승한 3만440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밤 미국 증시의 선전에도 상승세가 막힌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2% 상승했다. 최근 비트코인과 상관계수가 부쩍 높아진 나스닥 지수는 2.76%나 상승했다. 비트코인과 가장 커플링 현상이 뚜렷한 나스닥100(NDX)지수도 2.62% 올랐다. 나스닥 상승에도 비트코인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코인 시장의 상승세를 막는 요인으로는 이달 초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가 꼽힌다. UST는 미국 달러화에 일대일로 고정돼 1달러를 유지하도록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UST의 가치가 떨어지면 루나를 팔아 UST를 사들여 달러화와의 가치 고정을 유지한다. UST의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질 때는 이를 반대로 해 가격을 유지하게끔 돼 있다. 그러나 UST와 루나의 가격이 붕괴되면서 코인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도 암울할 전망이다. 암호화폐 채굴 정보 사이트 코인워즈에 따르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 1초당 230.26엑사헤시(EH/s)를 기록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14엑사헤시가량 하락한 것이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동원된 연산 처리 능력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해시레이트가 낮아질수록 채굴 난이도가 낮아져 공급량은 늘고,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비트코인은 부진한 반면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암호화폐) 대장 이더리움는 1%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날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1.81% 오른 270만원을 기록했다. 업비트에서도 27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코인마켓캡에서는 2091달러를 나타냈는데 이는 24시간 전보다 3.24% 상승한 가격이다.
루나-테라 폭락으로 인해 투자심리 침체도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이날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8점으로 '극도로 두려운(Extreme 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날에는 14점, 지난주에는 10점으로 극도로 두려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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