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북한 약국 안팎…역할 못하는 듯
조중통 "약품 보관 장소도 따로 없어"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현장 시찰 과정에서 북한의 열악한 의료 현실이 새삼 확인됐다.
16일 오후 북한 조선중앙TV 현장 시찰 보도에서는 김 위원장이 평양 시내 대동강변에 있는 약국을 직접 찾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 협의회를 마친 김 위원장은 고위 간부들과 함께 대동강변에 있는 약국을 직접 찾았다.
주목할 대목은 약국 입구에 조명이 거의 없어 매우 어두웠다는 점이다. 약국 안팎에서 평양 주민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약국 내부 조명 역시 밝지 않았다. 약품들이 진열돼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관광지 기념품 판매소 같은 분위기였다.
김 위원장이 약사로 보이는 인원에게 질문했지만 해당 인원은 위축된 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겼다.
결국 북한 관영 매체들은 약국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원수님께서는 지금 전반적인 약국들이 자기의 기능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꾸려져 있지 못하고 진열장 외에 약품 보관 장소도 따로 없는 낙후한 형편이라고 하시면서 판매원들이 위생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실태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위생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하셨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약국에서 의약품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020년 2월 북중 국경봉쇄 이후 중국으로부터의 의약품 수입은 거의 중단됐다"며 "중간에 수입을 통해 의약품을 일부 수입하기는 했으나 폭증하는 환자 수를 고려하면 적절한 공급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임 교수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자력 갱생 기조 강화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전국의 모든 도·시·군 단위 지역을 봉쇄하고 사업·생산·거주 단위별 봉쇄 조치를 시행하면서 일반 주민들이 의존해왔던 장마당에서도 방역 물품이나 약품을 구입하기도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병원이 아닌 약국을 방문한 것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김 위원장이 약국만 가고 병원을 가지 않는 것은 병원 방역 체계의 열악함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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