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블로그 삭제' 두고 시작부터 공방…"조국이 지우면 가만 있었겠냐"

기사등록 2022/05/09 12:21:33 최종수정 2022/05/09 14:05:43

국회 산중위 산업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野 "갑자기 아이 낳으라고 하면 낳아지냐" 반박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2022.04.11.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성진 기자 = 9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이 후보자가 평소 가치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개인 블로그를 청문회 직전에 초기화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이 후보자는 '출산 기피 부담금'을 주장한 언론 기고문으로 논란이 된 데 이어,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를 완전 초기화해 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블로그 삭제에 대해 "방문객이 적어 효용성이 떨어지고, 일부는 가족 등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올해 1월26일에도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런데 어떻게 블로그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며 삭제하냐"며 "의도적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검증을 받는 국회 청문회를 이런 식으로 우롱하는 게 공직자로서 자격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국회 검증을 방해하는 것이고, 나아가서 국회 모욕으로 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초기에 야당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할 때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의 과거 트위터글까지 끄집어서 공격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조 전 장관이 청문회를 앞두고 (이 후보자처럼)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할 거 같아서 트위터를 삭제하고 계정을 없애면 말이 되겠나. 그 당시 야당이 가만히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도 "가족관계는 백 번 양보해도 좋다. 따님 사생활에 관심 없다. 다만 본인 생각을 알아야하는 거 아니냐"며, 블로그를 복구해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의 국비유학 기간 학자금 및 체지비 내역, 후보자 장모의 상속세 및 증여세 납부 내역, 장녀의 입시내역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국비 유학 등을 다녀온 뒤 1997년 7월 산업자원부에서 5개월 동안 근무하고 퇴직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겨 이른바 먹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장녀가 최근 3년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 보험 혜택을 받게 한 것과 증여세 늑장 납부 등 탈루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스카이캐슬 부모 울고 갈 초고가 글로벌 캐슬 대상자가 됐다"며 "이 후보자가 해온 행태를 보면 자녀들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어 자료를 요구했는데 가져온 게 없다"고 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 임용에 대해선 관련자료가 유독 잘 안 온다"며 "문제가 되는 정호영·한동훈 장관 후보자도 존·비속를 자료 냈는데 유독 이 후보자는 보도도 여러차례 됐지만 제출을 일체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산자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국회에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면서 역량과 과거에 삶을 검증하는 건 기본적 책무"라면서도 "그렇지만 청문회 시간에 충분히 질의하고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특히나 과거에 특정 국무위원의 인사 청문회 과정을 비교하면서 우리 후보자를 갖다가 낙인찍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 후보자를 두둔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블로그를 복구해서 제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며 "저보고 갑자기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게 가능하냐"면서 민주당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를 지적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부 성윤모, 문승욱 장관 청문회를 했고, 국감도 했다. 자료요청을 많이 했는데 그때도 제출이 상당히 안됐다"면서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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