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로 대 웨이드' 의견서 유출에 "대법원 독립성 공격"

기사등록 2022/05/04 00:38:36

"법치주의 대체하려는 급진 좌파 활동…무법 행동 조사하라"

[워싱턴=AP/뉴시스]3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 관련 의견서 유출을 두고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2.05.03.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나라 전역을 뒤흔든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의견서 초안 유출을 "대법원 독립성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전날 폴리티코의 대법원 의견서 유출 보도를 "충격적인 위반"으로 규정하고, "대법원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모든 징후를 볼 때 이는 연방 법관을 괴롭히고 위협하며 법치주의를 폭도의 규칙으로 대체하려는 급진 좌파의 계속되는 활동의 또 다른 확대일 뿐"이라고 했다. 진보 진영을 유출 주체로 지목한 것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낸 일련의 성명을 "부끄러운 성명"이라고 비난하며 "사법 독립과 법치주의 수호를 거부하고 해로운 상황을 지원한다"라고 했다.

그는 "진정한 지도자는 법원의 독립성을 무조건적으로 수호해야 한다"라며 "이 무법적 행동을 조사하고 가능한 한 완전히 처벌돼야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대법원장은 진상을 규명하고, 법무장관은 만약 해당될 경우 형사상 혐의를 추진해야 한다"라고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9명의 모든 대법관은 부정직한 소음을 무시하고, 자신이 이끄는 사실과 법에 따라 자신의 업무를 완전히 자유롭게 수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위시한 공화당 하원 지도부도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어제의 전례 없는 유출은 대법원에 중대한 해를 가하려는 시도"라며 "미국 대법관을 위협하고 방해하려 명백히 조율된 활동"이라고 했다.

이들 역시 이번 유출 조사를 촉구했다. 아울러 "하원 공화당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려 전념한다"라며 "생명의 기적보다 특별하고 비범하며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라고 했다. 그는 성명에 '생명(life)' 태그도 달았다.

앞서 폴리티코는 전날 미국 내 임신중절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과 관련한 대법원 의견서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98쪽에 달하는 해당 의견서를 작성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두고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의견서에는 임신중절이 수정 직후 배아와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를 두고 미국 국민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심오한 문제라는 점이 언급됐다. 그러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해로운 결과를 불러왔으며, 임신중절 문제에 대한 국가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게 얼리토 대법관의 의견이다.

이번 대법원 의견서 초안은 임신 15주 이후 대부분의 임신중절을 금지하려는 미시시피주 주법과 관련해 나온 것이다. 지난 2월10일 대법관 사이에서 회람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6월 말~7월 초순에 실제 결정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로 대 웨이드 판결 존속을 두고 위기감이 제기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이어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하면서 대법원 구도가 보수 우위로 바뀐 상황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 전복이 시도되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번 유출 보도로 미국 전역에서는 로 대 웨이드 판결 전복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모습이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화두가 돼 온 만큼 이 문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를 뒤집는다면, 여성 선택권 보호는 우리 국가 모든 급의 선출직 공무원에게 달릴 것"이라고 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과 임신중절권을 수호하려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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