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키우 시장 "끊임없는 폭격…공격 한 번에 15명 사망"
우크라 민간인 사상자 4966명…난민 498만 명 넘어서
바이든, 우크라 추가 무기 지원 가능성 거론…방문은 "모른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침공 장기화에 따른 목표지인 돈바스 지역에 대대전술단(BTG) 두 개를 늘려 총 78개 단을 주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돈바스 지역을 비롯해 마리우폴, 미콜라이우 등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24일 침공 개시 이후 전쟁이 장기화하며 러시아는 돈바스를 수중에 넣으려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소위 '도네츠크·루한스크 공화국 해방'이라는 작전 목표를 반복한 후 "이 작전의 또 다른 단계가 시작됐다"라고 공언했다.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간밤 돈바스와 하르키우 지역 약 482㎞에 달하는 전선에서 총 1260여 개의 군사 목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돈바스 지역 인구 1만8000명 상당의 소도시 크레미나가 러시아군에 함락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도 포격은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이호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시내 민간인 지역에 끊임없는 폭격이 있었다"라며 "지난 며칠 러시아군의 포격이 하르키우 중심부에 집중됐다. 이들은 평화로운 민간인을 목표로 한다"라고 호소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하루 반나절 동안에만 이 지역에서 민간인 15명이 숨지고 5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테레호프 시장은 "사망한 15명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죽었다"라고 개탄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개전 이후 1670기 상당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마리우폴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국가보안국(SBU)이 러시아 소대장 통신 내역이라며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러시아 소대장으로 지목된 인물은 "우리는 이곳에서 러시아의 기습을 기대 중"이라며 "하늘에서, 3톤짜리"라고 말한다. "지상의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핵무기 사용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인디아 투데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그리고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반대해왔다"라고 했다. 자국군의 국제법 위반 가능성 역시 일축했다.
그러나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의 핵 또는 화학무기 사용 우려는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볼로디미르 본다렌코 키이우 부시장은 러시아 침공에 따른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며 인도주의 지원을 비롯해 방독마스크 20만 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는 이날 우크라이나 상대 안보 지원 지속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오전 동맹국과 화상 통화를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대포를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통화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과 각 정상은 오늘 아침 통화에서 더 많은 탄약과 안보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논했다"라고 설명했다. 통화에는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폴란드, 루마니아, 영국 정상이 참여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방문 여부에 관해서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수차례 우크라이나에 갔었다. 최근에 가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갈 계획은 없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전쟁에 따른 민간인 사망자는 여전히 꾸준히 늘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지난 2월24일 개전 이래 전날인 18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사망 2104명, 부상 2862명 등 총 496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 공식 난민 수는 498만 명을 넘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동방정교회 부활절 기간을 맞아 오는 24일까지 4일간의 인도주의 휴전을 양국에 제안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병력 증강을 거론, "병력과 화력의 극심한 집중은 이 전투를 더 폭력적이고 유혈적, 파괴적으로 이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러시아는 마리우폴 항복을 요구하며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총 세 개의 인도주의 부대가 아조우스탈 지역에 배치됐다는 게 러시아 주장이다. 그러나 미하일로 베르쉬닌 마리우폴 경비국장은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쪽으로 향하는 대피로를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