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사의표명 후 연가 썼지만 오후 출근
오후 5시 文대통령과 면담 갑자기 성사돼
고검장들, 면담 이후 입장…'총사퇴' 결의?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에 맞서 사의를 밝힌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준비하기 위해 다시 출근했다.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있는 고검장들은 문 대통령과 김 총장의 면담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낼 예정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했다.
김 총장은 전날 "제도개혁 시행 1년여 만에 검찰이 다시 개혁 대상으로 지목돼 검찰 수사기능을 전면 폐지하는 입법절차가 진행되는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를 밝힌 김 총장은 휴대전화 전원을 꺼둔 채 연가를 쓰고 출근하지 않았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 출석도 무산됐다.
그러던 중 청와대가 이날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했고,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김 총장과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지난 13일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하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
김 총장은 현재 문 대통령에게 전달할 의견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검장회의 참석이나 대검 간부 소집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긴급회의를 진행 중인 고검장들은 면담 결과를 기다리면서 마라톤회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점심식사를 청사 내부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한 고검장들은 이날 오후께 입장문을 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김 총장의 면담이 갑자기 성사되면서 일정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에 고검장들은 면담이 끝날 때까지 회의를 실시하고, 김 총장으로부터 결과를 확인한 뒤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과 김 총장이 어떤 대화를 나누는가에 따라 고검장들이 낼 입장문의 내용과 수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고검장들도 김 총장을 따라 일괄 사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하면서 그럴 가능성은 적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김 총장이 문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고검장들이 강경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장은 이날 면담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대의견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고검장들도 이런 점을 고려해 면담 결과를 먼저 확인한 뒤 입장을 내겠다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여환섭 대전고검장은 이날 회의를 위해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서면서 '일괄 사표 등을 논의할 수 있는가'라는 취재진 물음에 "그런 것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국민의 권익과 관련된 기본법을 개정하면서 2주 만에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민주당이) 냉정한 이성을 되찾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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