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계곡살인' 용의자인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도주한 지 4개월 만에 경찰에 검거되자 피해자인 윤씨의 누나가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17일 인터넷 카페인 '가평계곡사건수사대' 게시판에는 '윤XX 누나'라는 게시자명으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XX이 누나입니다'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계곡살인 피해자 윤씨의 누나는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기만 하다"면서 "지난달 30일 공개수배 이후 매일 쏟아지는 보도와 기사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은해, 조현수와 함께 마음속에 숨겨놓았던 제 동생의 모습까지 보는 것이 누나로써 괴로웠다"면서 "동생은 진심으로 대했을 그들(이은해, 조현수)에게 그들은 제 동생을 그저 돈으로만 이용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다"고 토로했다.
또 "분노가 치밀었고, 그런 일을 겪고도 말도 못한 동생이 원망스러웠고, 가여웠다"며 "제 동생을 담보로 본인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그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자의 누나는 특히 "최근 공개된 그들의 편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사 종결 후 보험금을 받을 생각에 몇개월은 행복을 꿈꾸고 완전범죄를 꿈꿨을 것"이라며 "2020년 봄 쯤 보험금 지금이 계속 미뤄지니 제게 도움을 청했던 그 뻔뻔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지켜보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제 동생과 저희 가족을 기망했으며, 얕은 수로 사회와 세상을 속이려 했다. 앞으로 재판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희에게는 엄청난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득 오늘밤은 동생과 전화통화라도 하고 싶다"면서 "범죄자는 벌을 받고 동생은 그 여자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씨의 누나는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응원해 주신 회원분께 감사하다"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현장에서 형사님들, 지난해 2월부터 이 사건을 맡고 공들여 수사해 주신 인천지검 검사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인천지검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은 16일 낮 12시25분께 고양시 덕양구 삼송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씨와 조씨를 검거했다.
이들은 최근까지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이 지역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가족의 설득 끝에 자수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경찰에 검거됐다.
이씨와 내연남 조씨는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가 치사량에 미달해 미수에 그치고, 그해 5월에도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윤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가 윤씨의 지인이 발견해 윤씨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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