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우크라 여성 "러군 떠난 자리엔 마약과 비아그라만 남았다"

기사등록 2022/04/12 11:15:01 최종수정 2022/04/12 17:39:11

BBC, 러군 우크라 여성 성폭행 집중보도

러군 "옷 벗어"…총 협박 후 아내 성폭행

남편은 복부 총상…이틀 뒤에 결국 사망

러군 떠난 자리엔 마약·비아그라만 남아

"러군, 술·마약에 취해…살인·성폭행·약탈"

러군 "우크라 남자 아이 못 갖게 하겠다"

"유엔, 러군 성폭행 범죄 조사해야" 촉구

[브로바리=AP/뉴시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에서 한 여성이 딸과 함께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3.30.

[서울=뉴시스]송재민 인턴 기자 = "러시아 군인이 저를 성폭행하고 제 남편을 죽였어요. 그 군인이 떠난 자리엔 마약과 비아그라만 남았더군요. 푸틴에게 묻고 싶어요. 도대체 왜 우리를 죽이는 거죠?"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시골 동네에 사는 안나(50·가명)는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 내내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한 러시아 병사가 안나를 성폭행했고, 안나 남편까지 살해했다. 심지어 안나 이웃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러시아 병사도 있었다.

지난 3월 7일 러시아 병사 한 명이 안나 집에 침입했다. 당시 집에는 남편과 안나 둘뿐이었다. 이 병사는 안나에게 총구를 들이밀고 빈집으로 데려갔다. 그는 "옷을 벗지 않으면 총을 쏘겠다"고 협박한 뒤 안나를 성폭행했다.

당시 안나를 구해준 건 다른 러시아 병사들이었다고 한다. 현장에 러시아 군인 4명이 들어왔고, 안나를 성폭행하던 병사를 데리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나는 목숨을 건지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남편은 복부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안나는 "남편은 나를 구하려고 쫓아오다 총에 맞았다"고 했다.

하지만 계속된 교전에 병원을 찾지 못했고, 남편은 결국 이틀 후 사망했다.

러시아 군인이 떠난 자리에는 마약과 비아그라가 남아있었다. 안나는 "그들은 종종 술과 마약에 취해 있었다. 대부분의 러시아군은 살인자, 성폭행범, 강도들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석기 시대가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를 점령하고 죽이는 건지, 푸틴에게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나의 이웃 옥사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안나를 성폭행한 러시아 군인이 옆집에 사는 다른 40대 여성도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고 전했다.

옥사나에 따르면 이 러시아 병사는 40대 여성을 감금한 후 성폭행하고 결국 살해했다. 현장 매트리스와 이불에는 핏자국만이 남아 있었고, 거울에는 립스틱으로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고문당했다"고 적혀 있었다.

우크라이나 인권 조사관인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이 마을의 성폭행 사건은 러시아군이 저지른 많은 성범죄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특히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이 14~24세 사이의 여성과 소녀들을 주택 지하실에 25일간 감금하고 성폭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 중 9명은 현재 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 병사들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우크라이나 남성의 아이를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어떤 남자와도 성관계를 원하지 않을 정도로 성폭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길거리에서 16세 소녀를 성폭행한 러시아 군인은 "나치 매춘부에게는 계속해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데니소바는 러시아군이 저지른 성범죄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성폭행 경험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며 "직접 증언하지 않는 한, 그것들을 범죄로 기록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데니소바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된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참작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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