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항 장악' 주장…"여전히 저항 중"
[런던·서울=뉴시스] 이지예 특파원, 유자비 김재영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47일째인 11일(현지시간) 민간인 사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리우폴 함락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디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전쟁 전 인구 150만명의 하르키우는 이날 심한 포격을 받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에는 어린이 1명이 포함됐다고 하르키우 시장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친러 세력인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RR)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한 달 넘게 마리우폴을 포위했으며 수천 명의 민간인이 이곳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리우폴 함락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의 36 해병여단은 페이스북에 "오늘이 아마도 마지막 전투가 될 것 같다. 탄약이 바닥나고 있다"고 썼다.
이후 우크라이나 군총사령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 항에서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우폴이 약 7주간의 포위 공격 끝에 함락될 경우 크름반도에서 진격하는 러시아군이 동쪽에서 오는 군대와 연결해 해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주력군을 포위하는 데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대비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적이 동부 공격을 위한 준비를 거의 마쳤다. 공격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어린이 183명이 숨지고 34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또 유엔은 우크라이나 여성과 어린이들에 대한 강간과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온다며 철저하고 독립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중재할 지 기대를 모았던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면 회담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네함머 총리는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75분간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정상이 푸틴 대통령과 대면한 것은 네함머 총리가 처음이다.
그러나 그는 회담 후 모스크바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특별히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공세는 단호하게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계속하겠지만 최종 합의가 될 때까지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월24일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하고 있다. 양측은 터키, 벨라루스에서 대면 회담과 화상 협상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휴전 합의를 하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달 터키에서 진행한 5차 협상에서 러시아의 군사활동 축소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에 관한 합의를 했다.그러나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계속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민간인 집단학살 정황까지 드러났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진행된 화상 연설에서 "한국은 러시아 탱크, 배,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가지 군사장비가 있다"며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1950년대 전쟁을 한 번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이겨냈다. 그 때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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