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교대' 여야 상견례 화기애애 속 신경전
박 "선거법 개정, 인사청문 자료·증인 협조 바라"
권 "'민주당 여당 시절' 기준대로라면 협조할 것"
[서울=뉴시스]정진형 홍연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여야 '공수교대' 후 첫 회동을 갖고 여야 협치에 입을 모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지방선거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법,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사청문회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인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정치는 혼자 할 수 없다'는 권 원내대표의 당선인사를 언급하며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 1당에 대한 협조, 더 나아가서는 국민과의 소통을 말한 것으로 믿는다"고 운을 뗐다.
박 원내대표는 "향후에 (권) 원내대표의 지혜와 경륜을 밑바탕 삼아서 원활하게 일하는 국회, 생산적 국회,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국회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모두 알다시피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이고 우리는 소수야당에 머물러 있다"며 여소야대 상황을 언급한 뒤 "원만하고 합리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선 민주당의 배려와 협조가 정말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광화문의 대통령 권력은 차지했지만 의회 권력은 여전히 민주당의 수중에 있기 때문에 의회의 협조 없이는 행정부는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민주당의 아량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후 박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당내 경선 압승을 거론하며 "그만큼 지혜와 경륜이 뛰어난 분이 앞으로 집권여당을 맡게 될 것 같아서 국민들의 기대도 높다"고 치켜세웠고, 권 원내대표도 "박 원내대표는 워낙 합리적인 분으로 정평이 나있고 의회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 있기 때문에 든든하게 의지하겠다"고 호평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전임 김기현 원내대표 시절 여야 공통공약 처리에 합의했던 일을 거론하며 "공통공약 추진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하자, 권 원내대표도 "나도 원내대표에 출마하며 여야 공통공약은 빨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정책위의장이 만나 숙의하도록 하겠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원내 현안으로 화두가 옮겨가자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박 원내대표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 때 인사드린 것처럼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 도와드릴 것은 확실히 도와드리겠다. 그러나 안 되는 것은 분명히 안 된다"면서 "권 원내대표가 지혜와 경륜으로 몇가지 난제를 푸는 데 바로 역량을 발휘해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직선거법 개정도 사실 오늘이라도 우리가 결정하면 바로 이번주 금요일(15일)이라도 본회의를 열어 지방선거를 치르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할 수 있다"며 "인사청문 문제도 정말 윤석열 정부가 잘 되려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기에 인사청문 일자를 잡는 것이나, 자료 요구, 증인채택도 국민의힘이 잘 협조해주면 더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어떤 사안이나 현안이 국익에,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동의하고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원론적 답변을 했다.
인사청문회 문제에 대해선 "그 기준이 과거 (문재인 정권 시절) 인사청문 당시 기준과 같아야지 그 기준을 넘어서 과도한 자료 요구나 증인 요구는 오히려 검증 목적을 넘어서는 것으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며 "민주당이 과거 여당 시절에 했던 기준 그대로 요구한다면 우리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후 20분 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원내 세부 현안은 12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끼리 모여서 추후 국회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그 외 여러 복잡한 사항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원내대표 회담에서 큰 줄기를 잡아가기로 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굉장히 좋았다"고 전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승자의 아량을, 권 원내대표는 상호 협조를 요청하며 일하는 국회, 생산적 국회가 되도록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며 나가자고 했다"고 부연했다.
비공개 회동에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자세한 현안을 논의하기엔 시간이 짧았다"며 "빠르게 다시 만나서, 오늘이라도 수석들끼리 소통하기로 협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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