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512㏊ 잠정 피해, 역대 최대 피해 7ha
처음 겪는 대형산불에다 일요일 오후까지 겹쳐
공무원 동원령 119 신고 접수 후 26분 만에 발령
경험 부족으로 신속 대처 어려웠던 것으로
소나무 주로 분포한 침엽수림도 피해 키워
11일 뉴시스 취재 결과, 전날 오후 3시40분께부터 현재까지 16시간 동안 산불이 이어지면서 약 512㏊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양구군에서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100㏊급 대형산불이 일어난 적이 없다.
양구뿐 아니라 영서 지역을 통틀어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메가톤급 산불 규모다.
강원도에서는 100㏊급 대형산불은 영동지역에서만 일어나는 전유물처럼 생각돼 왔다.
그런데 양구에서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대형산불 화재가 일어나면서 양구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최근 수년간 양구군에서 발생한 산불의 최대 피해 면적은 7㏊였다.
특히 일요일 오후에 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불행정의 손길이 더욱 빠르지 못했던 것도 산불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보인다.
양구산불은 전날(10일) 오후 3시40분 119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됐다.
산불 초기 상황은 초속 10m 규모의 강한 바람이 남풍을 타고 3~4부 능선을 따라 삽시간에 번졌다.
바짝 마른 잡목과 낙엽이 타면서 내뿜는 엄청난 양의 연기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할 만큼 심리적 압박을 준다.
난생 처음 보는 산불을 끄려고 등짐펌프와 갈퀴를 들고 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산불이 난 야산은 말 그대로 들 가까이의 나지막한 산이다. 낮이든 밤이든 산불의 기세가 약하면 인력으로 충분히 산불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산불 당시 불었던 초속 10m의 강풍은 한밤 초속 3m, 골짜기 환경에서 순간풍속 초속 4m 정도로 약해졌다.
골짜기의 특수한 순간풍속 상황을 제외하면 바람을 느끼지 못할 수준이었다.
지난 3월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 이어진 강릉시 성산면 산불 현장에서는 이번 양구처럼 산세가 완만한 야산이라 강릉시청 공무원뿐만 아니라 유관기관 인력 등 수백명이 야산에 올라 화마와 사투를 벌여 그나마 피해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반면 이번 양구산불에서는 산림청 진화대를 제외하고 양구군청 소속 산불예방전문진화대 32명이 전부였다.
밤새 불길이 번진 면적은 약 512㏊, 진화대 32명이 불을 끄고 확산 저지를 하는 임무는 불가능했다.
양구군의 산불 행정이 영동지역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소나무가 대부분인 침엽수림에서 불이 번진 것도 대형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양구군 생태산림과 관계자는 "이번처럼 대형급 산불 화재는 우리 양구에서는 처음 발생한 데다 강한 바람이 불었고 소나무가 타면서 야간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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