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체코 정부가 공여 표명" 확인
체코 정부, 국제사회서 최초로 공격형 무기 제공
당초 나토, 전쟁 확대 두려워 무기 제공 망설여
"러 자극 등 신중 판단한 듯…군사지원 단계↑"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체코가 '공격형 무기'인 탱크를 제공했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체코에 뒤이어 서방 국가들의 공격형 무기 제공을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6일자 일본 공영 NHK와의 인터뷰에서 "체코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차(탱크)를 공여하겠다고 표명했다"고 밝혔다.
체코 정부는 구체적인 탱크 제공에 대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우크라이나에 옛 소련제 탱크를 포함한 수십대의 전투용 차량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 뉴스(FT), 로이터 통신도 체코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조용히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탱크 같은 공격용 무기를 제공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체코 정부가 처음이다.
체코는 T-72M 옛 소련제 T-72 최소 12대, 수륙양용 보병전투차 BMP-1 등을 우크라이나로 보냈다고 WSJ는 전했다.
로이터는 체코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탱크가 러시아제 T-72, BVP-1 보병 전투차량이라고 보도했다. 각각 5대씩 보냈다고 했다.
FT도 체코 관리들을 인용해 체코 정부가 지난 몇 주 간 옛 소련제 T-72, 보병 전투파량, 기갑 병력 수송기 등 다양한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체코 국방부의 고위 관리는 FT에 "우리는 이것이 러시아군의 더 많은 잔학행위 자행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며 탱크 공급은 판매보다는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체코 정부 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른 종류의 지원을 위해 초기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WSJ에 따르면 체코는 슬로바키아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경 소재 군사시설에서의 군사 장비 정비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들에게 탱크 등 공격용 무기 지원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수많은 나토 국가들은 방어 장비만을 제공해왔다. 전쟁의 확대가 두려워 공격형 무기 제공을 대부분 망설였다고 FT는 설명했다.
다만 양국 간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의혹까지 부상한 상황이다.
NHK는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이번 (체코의) 탱크 제공이 러시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을까 신중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공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을 고려해 군사 지원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체코를 시작으로 나토 회원국 등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형 무기 제공이 잇따를지 주목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관련 "동맹국이 보유한 무기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적합할 경우는, 동맹국이 공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다른 국가에 따른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여 결정은 존중하겠다"고 탱크 지원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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