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형준 부산시장 “지난 1년, 새 도약의 희망 봤다”

기사등록 2022/04/01 10:36:05 최종수정 2022/04/01 10:52:21

"장기표류과제 해결과 사상 최대규모 투자유치가 가장 큰 성과"

"과도한 중앙집권시스템의 벽에 막혀 답답했다"

"대통령 당선인과 부산의 발전공약 폭넓은 공감대"

"부산도 홍콩 같은 국제허브도시 될 수 있다는 자신감 가져 달라"

[부산=뉴시스] 박형준 부산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산이 대한민국 성장의 한 축으로 발전하도록 혁신의 파동을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청년이 떠나고 고령화와 산업 침체로 다소 어두웠던 부산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4.7 보궐선거’에 당선 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달 29일 오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의 소회를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는 강행군으로 쉴 틈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고 회상하며 “이제 외부에서도 ‘부산이 미래가 있는 도시’라고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1년 동안 쌓아온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부산이 대한민국 성장의 한 축으로 발전하도록 혁신의 파동을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향후 부산을 발전시킬 여건 조성을 위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지역균형발전과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지역균형발전은 이제 떡 하나 더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취임 1년이 됐다. 소회를 말해 달라.

“부산의 미래를 위한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취임 초기에 청년이 떠나고 고령화와 산업 침체로 다소 어두웠던 부산이 이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외부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 같다. 믿고 기다려준 시민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 1년 동안의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면.

“장기 표류 과제들을 해결한 점과 역대 최단 기간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점을 들고 싶다. 12건의 장기 표류 과제 중 9건은 방향 결정을 완료했고 2건은 절차가 진행 중이며 1건은 협의 중이다. 또 39개 사로부터 2조350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9475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도 대기업 3개 사를 포함해 3조원 이상을 유치할 계획이다.”

-취임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시민과의 직접 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던 점과, 좀처럼 바뀌지 않는 과도한 중앙집권시스템의 벽에 막혀 답답했던 점을 말하고 싶다. 실질적 권한도, 포괄적인 재원도 보장 받지 못했다. 예를 들면 ‘지산학 협력 고도화’를 위해 지역 대학도 살리고 산업 발전의 동력도 마련하고자 했지만 대학교육 업무의 권한이 교육부에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참 많았다. 교육부 권한도 지자체로 일부 이양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시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부산은 분명 약점보다 강점이 많은 도시다. 말 그대로 ‘가능성과 잠재력의 도시’라고 생각한다. LG, 삼성 등 대기업이 태동한 도시 아닌가. 하지만 국가 주도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하며 산업 고도화의 기회를 놓침에 따라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경쟁력을 잃으면서 오히려 부산의 약점이 되고 있다. 시장에 취임한 후 ‘초광역 경제도시 부산’의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안착시켜 부산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도약시키고, 지산학 협력체계를 공고히 해 산업 고도화를 통한 인재 육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려는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취임 전 146개 공약을 제시했는데 어느 정도 이행됐나.

“장기 표류 사업 해결과 더불어 새로운 부산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대부분의 공약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 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부 사업의 예산 확보 애로 등으로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앞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수도권에 대응할 초광역 협력체계 구축 등 시민과 약속한 사업들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

“2030부산세계박람회는 부산 발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반드시 유치해야 할 행사다. 올해 12월에서 내년 4월 사이에 BIE 대표단의 실사가 예정돼 있다. 회원국에 대한 득표 활동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외교력이 풀 가동 돼야 한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쟁력을 가진 국내 대기업 등 민간의 참여와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 부산월드엑스포 T/F가 구성돼 유치활동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분 도시‘를 브랜드화 하고 있는데 완성됐을 때 시민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

“생활·일·상업·의료·교육·여가 등 6가지 필수 기능을 15분 내 수행하게 된다. 한마디로 시민의 일상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리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따뜻한 공동체 속에서 문화와 체험을 공유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공유 모빌리티를 적극 활용하고 공공 청사의 복합 다기능화로 생활 편의시설의 접근성을 개선해 생활권 간의 연계성을 높일 것이다. 15분 도시의 성공을 위해서는 생활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좀 더 나은 동네를 만들기 위한 애착이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지역균형발전과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실현돼야 한다. 이는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하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가덕신공항 조기 건설은 물론이고 KDB산업은행과 같은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이고 안철수 인수위원장, 지역 국회의원 등과 만나 부산의 발전공약이 국정과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산 시민께 하고 싶은 말은.

“부산에 있어 지금은 정말 중요한 시기다. 부산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를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부산이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 성장의 한 축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역과 소통을 강화하고 부산의 목소리를 줄기차게 낼 것이다. 부산이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국제 허브도시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민들께서도 가져주시고 함께 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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