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서울대 등 15개大 지원자 성적 분석
인문계 지원자, 이과보다 수학 0.83등급 낮아
"수시 교과전형보다 학종에서 차이 더 컸다"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문·이과 통합형 기조의 현 교육과정이 도입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문과 불리 현상이 논란인 가운데 고등학교 교과 내신시험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진학사는 지난 2년(2021~2022학년도)간 자사 대입 수시 모의지원 서비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15개 대학에 원서를 넣은 수험생 4만3070명의 성적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순차 도입됐는데, 고등학교에는 2018년 당시 1학년부터 반영됐다. 이들은 2021학년도 대입을 치렀다. 수능에는 지난해 실시된 2022학년도에야 처음 반영됐다.
이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문·이과 통합형 교육으로,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 소양을 균형 있게 함양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러나 대입에서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한 학생들의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주요 교과 성적은 자연계열 학과 지원자에 비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평균 교과 성적은 인문계열 지원자가 2.73등급으로, 자연계열의 2.54등급보다 하위였다. 2022학년도에도 인문 2.75등급, 자연 2.46등급으로 비슷했다. 현 고교 내신은 9등급 상대평가제로, 최상위가 1등급이다.
주요 교과별로 살펴보면 수학 교과 성적에서 등급 차이가 가장 컸다. 2021학년도에 인문계 지원자와 자연계 지원자의 수학 평균 등급 격차는 0.67이었고, 2022학년도에는 0.83까지 벌어졌다. 거의 1개 등급에 가까운 차이가 난 것이다. 뒤이어 과학 과목은 2021학년도 0.47, 2022학년도 0.64의 등급 격차가 나타났다.
국어는 2021학년도 0.09, 2022학년도 0.16의 등급 격차가 나타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사회는 2년 모두 0.08로 같았고, 영어는 0.21~0.23 정도였다.
전형별로는 내신 성적이 보다 비중 있게 평가되는 학생부교과전형보다 자율활동 등 비교과 기록을 함께 보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그 차이가 약간 더 컸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인문-자연 교과 성적 평균 등급 차이가 2021학년도 0.53, 2022학년도 0.71이었으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각각 0.7, 0.9였다.
진학사는 이런 결과가 인문·사회·과학기술 소양을 고르게 함양하자는 현 교육과정의 취지와 달리, 수학 과목의 입시 영향력이 강화된 양상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과 수험생의 문과 교차지원은 수능 위주 정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시에서도 드러날 것"이라며 "고1, 고2는 선호도 높은 대학의 진학을 희망한다면 수학 과목에 대한 부담을 극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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