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누가 뛰나]서울선 보수 단일화 불투명…'3파전' 재현되나

기사등록 2022/03/21 06:00:00 최종수정 2022/03/21 10:07:43

보수 예비후보 5명…단일화 '삐걱'

조영달·교추협 갈등…토론회 불참

"불공정 단일화"…독자출마 가능성도

조희연 3선 채비…출마는 "정점 이후"

23일 진보추진위 간담회·24일 교추협 토론회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서 박선영(오른쪽 두번째) 21세기교육포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이대영 전 서울교육청 부교육감,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한편 이날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는 토론회에 불참했다. 2022.03.2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교육감 선거 구도는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향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진보진영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단독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5명의 예비후가 출마한 보수진영의 단일화는 혼전 양상이다. 보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진보대 보수의 양자구도로 압축되거나 아니면 지난 지방선거와 같은 3파전이 재현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보수진영 예비후보는 총 5명이다.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전혁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 ▲이대영 전 서울시부교육감 ▲최명복 전 서울시의원으로, 이들은 지난달 2일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를 통해 협약식을 맺고 단일화를 향한 첫 발을 뗐다.

그러나 2018년 단일화 실패를 두고 박선영·조영달 예비후보 간 남아있던 갈등이 다시 표출되면서 조 예비후보는 지난달 20일 열린 단일화 과정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채 장외에서 교추협과 단일화에 대한 협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조 예비후보는 다른 네 명의 예비후보들이 합의한 여론조사 및 선출인단 선거방식의 수정을 교추협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조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진행된 제1차 후보자 토론회에 불참했으며, 18일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추협이 자신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향후 교추협이 진행하는 단일화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조 예비후보는 교추협 관계자 대부분이 박 예비후보의 지난 선거캠프에서 일했으며, 공정한 단일화를 위해 특정 후보와 연관된 관계자는 교추협에서 물러나고 선거과정과 경선업무를 외부 기관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추협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현 교추협 관계자 대부분이 4년 전 한 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제보는 허위사실"이라며 "당초 교추협과 단일화 추진을 협의해놓고 중간에 외부 전문기관 위탁 운운은 그 꿍꿍이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교추협은 오는 24일 제2차 단일화 토론회를 열고 오는 30일 단일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조 예비후보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보수진영 단일 후보를 배출할 수 있을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3파전으로 치러졌던 지난 제7회 지방선거 당시에는 박선영 36.15%, 조영달 17.26%의 표를 획득하면서 중도·보수진영을 합하면 53.41%를 득표했지만 결국 단일화 실패의 여파로 당시 46.59%를 얻은 조 교육감이 당선된 바 있다.

조전혁 예비후보는 "조영달 예비후보의 독자 출마는 당선 가능성도 낮고 혹시 그가 뺏어간 표로 인해 조 교육감이 3선할 경우 쏟아지는 사회적 비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며 "단일화 대열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형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안전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2.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진보진영은 3선을 앞둔 조 교육감의 단독 출마가 유력하다.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시교육감 하마평에 올랐으나, 문재인정권을 끝까지 보좌한다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출마설이 무마됐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11월 만 4~5세 유아에 대한 의무교육을 정치권에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정책이 3선 도전을 염두에 둔 공약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학령인구 감소·비대면 교육 등 이런 대전환 시기에 교육의 근본적 과제를 촉진하는데 일조할 수 있는 역할이 아직 남아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5일엔 출정식 성격이 짙은 출판기념회를 열고 선거 행보를 본격화했다. 조 교육감은 재선 도전을 앞둔 2018년 2월에도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두 달여 뒤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조 교육감의 출마 시점은 오미크론 유행 정점 이후가 거론된다. 지난 13일 서울시교육청 핵심 관계자는 "(조 교육감이)지금은 학교 현장의 오미크론 상황이 엄중해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유행 정점 이후에 학사운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그때쯤 (출마)시기를 논의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교육감은 해직교사를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1차 공판기일은 다음달 15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며, 2차 공판기일은 같은 달 22일에 진행된다.

서울 진보 교육계도 발 맞춰 움직이는 모양새다. 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는 오는 23일 출범 준비 간담회를 열고 '3기 조희연 교육청'에 바라는 정책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 1기·2기 조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선 비난과 칭찬이 공존한다"며 "마지막 3선을 하게 되면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게 바람직할지 제안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nockr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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