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톰 시술 관련 보험사-의사 간 소송
신의료기술 인정 전 시술…적법성 쟁점
보험사 "환자 대신해 진료비 청구 가능"
의사 "허용된 급여…손해배상 기각돼야"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안전성이 인정되기 전의 '맘모톰'(Mammotome·진공흡입기 등을 이용한 유방종양절제술) 시술을 받고 실손보험금이 지급됐다면, 보험사가 환자가 아닌 의사에게 직접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대법원 공개변론이 열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17일 오후 3시 임의비급여 치료 관련 보험사인 A사가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실손보험금 반환청구 사건에 관한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앞서 요양기관을 운영하는 의사 B씨는 지난 2014년부터 환자들에게 맘모톰 시술을 해준 뒤 진료비를 받았다.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진료내역서를 보험회사인 A사에 제출한 뒤 실손보험금을 수령했다.
그러자 A사는 B씨가 환자들에게 맘모톰 시술을 해주고 진료비를 받은 것이 법에 어긋난다며 직접 보험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맘모톰 시술은 지난 2019년 7월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인됐는데, B씨의 시술은 그 전에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먼저 보험회사인 A사가 환자들이 아닌 의사인 B씨에게 진료비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일반적으로 진료비 반환 청구를 위해서는 A사가 환자의 재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무자력)을 입증해야 한다.
여하윤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은 일정 요건 아래 금전채권의 보전을 위해 채무자(환자)의 무자력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무자력 요건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이 무자력 상태가 아니거나 증명되지 않은 경우에도 채권자대위권이 행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박수곤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사건의 경우 피보전권리와 피대위권리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자력을 요건으로 해야 한다고 봤다. 의사와 환자 사이 문제에서 보험회사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후 보험사가 환자를 대신해 의사에게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신의료기술로 인정되기 전 맘모톰 시술을 한 게 부적법한지 등에 관한 양측 의견을 들었다.
A사 측은 "위법한 맘모톰 시술비용은 실손보험의 대상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원고가 환자를 상대로 보험금반환청구를 하고, 환자는 의사를 상대로 진료비 반환청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이 경우 수많은 소송이 예상되므로, 환자의 무자력 유무와 무관하게 환자 대신 의사를 상대로 진료비 반환청구를 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A사는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한다고 해서 채무자인 환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봤다. 실손보험제도 지속가능성 등의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라도, 환자의 무자력 요건 입증 없이 보험사의 대위소송이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A사는 "맘모톰 절제술은 국민건강보험법령 제도 외의 임의비 급여로서 허용될 수 없고, 과잉진료로서 맘모톰 절제술을 실시해 부당이득을 취득했으므로 청구가 인용돼야 한다"고도 했다.
반면 B씨 측은 맘모톰 절제술은 대법 판결에서 예외적으로 임의비 급여가 허용되는 요건을 모두 충족했으므로, A사 측이 제기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도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 측은 "맘모톰 절제술은 지난 2002년부터 허용돼 온 맘모톰 생검술과 동일한 장비, 방식을 취하고 있음으로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며 "환자의 동의 아래 이뤄진 시술이므로 허용되는 임의비급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맘모톰 절제술은 지난 2019년 신의료기술로 인정돼 현재 실손보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앞서 2차례의 신청이 반려된 이유는 자료의 미비로 인한 것일 뿐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 선고 사건 중 공개변론이 진행된 사례는 가수 조영남 씨의 '그림 대작(代作)' 의혹 사건 이후 두 번째다. 대법원은 이날 청취한 양측 의견을 참고해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향후에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등 대법원의 정책법원으로서의 기능에 부응하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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