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당선인 만남 예고 후 무산은 처음
양측 모두 한은총재 등 인사권 양보 기미 없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로 확전…감정전 비화
국힘 "대통령직 사적 사용" "문도 점령군 행세"
靑 "집무실-비서동 비효율 논리 어디서 나왔나"
탁현민 "집무실 뛰어 가면 30초, 걸으면 57초"
18일 인수위 현판식…금주 넘길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성진 김승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이 인사와 사면 이견으로 무산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이 역대로 가장 늦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다음 주로 넘어가면 '10일 내 당선인 회동' 관행이 깨지게 된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남을 예고해 놓고 회동이 불발 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인 데다, 양측 모두 한국은행 총재 등 인사권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을 두고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회동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간 첫 회동은 협치와 국민통합이라는 상징적 의미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그러나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국민통합을 외쳐놓고 회동을 무산시켜 민생이나 통합은 뒷전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선인 측은 청와대 측과 긴밀하게 연락하며 회동을 조율 중이라고 한다. 청와대도 회동은 연기된 것일 뿐 무산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와 조율은 지금도 계속 이뤄지는 걸로 안다.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소통과 조율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정권 이양에 비협조적이라며 청와대를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청와대는 17일에도 인사권과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청와대와 여권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허점을 지적하며 역공에 나서는 모양새여서 회동이 한동안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전임 정부는 후임정부의 출범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 인수위 없이 선거 다음날부터 점령군 행세하면서 적폐청산의 드라이브를 걸었던 건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문재인 정부가 낙하산, 알박기를 계속하고 있다. 임기 마지막까지 내사람 챙기기를 하는 건 대통령직의 사적 사용"이라며 "반성은 커녕 최소한의 염치도 없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5월9일까지 임기인데 인사권을 문 대통령이 하시지 누가 하나. 그것(인사권을 넘기는 것)은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불합리성을 비판했다.
그는 "이전하는 이유가 집무실과 비서실이 떨어져 있어 비효율적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은 본관에서 근무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찾으시면 1분 안에 뵐 수 있는데 집무실과 비서동이 떨어져 효율을 위해 이전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현재와 전혀 맞지 않다"고 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가세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지 5년이다. 이동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대변인의 말을 듣고 조금전 직접 시간을 확인했는데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비꼬았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간 첫 회동은 당선일 기준으로 최장 10일 이내 이뤄졌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인의 경우 4일 만에, 가장 첨예하게 신구 권력 갈등을 빚은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은 9일 만,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은 9일만에 만났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이 이번주를 넘겨 월요일인 21일 이뤄진다면 11일 만으로, 역대 기록을 깨고 '역대 최장 불통'이라는 오명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당선인 측은 날짜에 크게 구애받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내주로 순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고 한다.
물리적으로도 이번 주 안에는 회동이 성사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17일 인사를 마무리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8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 출범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어 회동은 무리가 있다.
주말에 대통령과 당선인이 회동한 경우도 없었던 점으로 미뤄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오후)와 국무회의가 각각 있다. 따라서 빨라야 화요일(22일)오찬이나 수요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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