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6명 중 4명 "기준금리 추가 인상해야"

기사등록 2022/03/15 16:30:55

비둘기파 위원 "GDP, 인플레만 보고 인상하면 회복 둔화"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가운데 다수 금통위원들이 향후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일 한은이 공개한 '2022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2월 24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1명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등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발언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금통위원 7명중 5명이 추가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한 위원은 "그동안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 수준과 높은 유동성 증가세의 지속 등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상당히 완화적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된다면 추가적으로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속도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후 더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게 돼 이 경우 경기와 금융시장에 보다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향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의 동향, 국내경기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정 시점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지난 회의와 비교해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커졌으나 지난해 이후의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의 상방리스크는 더욱 증가했으며, 금융불균형 상황은 여전히 주의를 요하는 수준으로 판단돼 앞으로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해가는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다만 최근 감염병 확산세와 지정학적 불안, 주요국 통화정책의 조기 정상화 등으로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지난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위원도 "국내 경제의 성장, 물가 및 금융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더욱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향후 물가 경로를 둘러싼 상방 위험이 인플레이션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정책시차를 감안할 때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경제주체들이 과도하게 높아진 레버리지를 조정하도록 유도하고 금융시장의 복원력을 높여 향후 발생할지 모를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위원은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 압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만큼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둘기파(통화 완화선호) 성향의 한 위원은 "GDP성장률과 같은 총량지표만 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 한다거나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금리인상을 가속하면 경제회복의 탄력이 둔화될 것"이라며 "민간의 실질소비는 2019년 이후 2년간 1.6% 감소했으며, 핵심노동인력(30∼59세)의 고용은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고 그 파급효과를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변이 바이러스 전개 상황, 인플레이션의 움직임 등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초과하더라도 과도한 이탈이 아니라면 추세를 관찰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관련 입장을 유보한 위원도 있다. 

한 위원은 "새로이 추가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리스크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현 시점에서 불확실한 정보로 정책적 대응을 하는 것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한 통화정책의 효과와 대외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인한 뒤 대응을 결정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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