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일주일 만의 회동…尹 'MB사면 요청' 공론화 논의 결과 주목
배석 없는 단독 회동 MB-朴 후 10년 만…靑 "허심탄회한 대화 위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16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윤 당선인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며 "이날 오찬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배석자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지난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지 일주일 만에 성사됐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 열흘 안에 회동을 가져왔던 것과 비교해 이틀 가량 빠르다.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9일 만인 12월28일 이명박 당시 당선인과 만찬을 겸해 만났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도 대선 9일 만인 12월28일 박근혜 당시 당선인과 청와대에서 회동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9일 만인 12월28일 박근혜 당시 당선인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민생예산 등 경제 문제를 협의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9일 만인 12월28일 이명박 당시 당선인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자영업자·소상공인 50조원 손실보상,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민생·경제·안보 등 국정 인수인계 전반 분야의 의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윤 당선인 측이 이번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문 대통령의 특별사면 건의를 공식화 만큼, 관련 논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MB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했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사면 건의를 공식화 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갈라진 민심을 치유하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꼽은터라 국민통합을 내세운 윤 당선인의 사면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보회의에서 "많은 갈등과 혐오가 표출된 선거를 치른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며 통합을 여섯 번이나 언급했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을 당시에도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국민통합을 사면의 명분으로 제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사면 건의를 수용할 경우 1997년 12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건의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한 이후 25년 만에 같은 길을 걷게 된다.
다만 청와대가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한 데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높지 않아 통합의 명분이 약하다는 점이 문 대통령의 고민의 지점으로 보인다.
국민통합을 전제로 한 대통령 사면권을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의 번복은 물론, '5대 중대 부패범죄'는 양형을 강화하고 대통령 사면권의 제한을 추진하겠다는 대선 공약 파기라는 원칙을 거스르는 것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 이번 회동에서 윤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언급한 '집권 시 적폐 청산 수사' 발언이 언급될 경우 회동 분위기가 급경색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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