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높이 '획일적 제한→지역별 맞춤형' 조정

기사등록 2022/03/14 13:20:40

아파트 30층, 주상복합 40층→지형·입지·환경 고려

이용섭 시장 "합리적 기준 필요…곳에 따라 층수 결정"

광주 아파트숲.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아파트 30층, 주상복합 40층'으로 일률적으로 제한된 광주지역 아파트 고도(高度)가 지역별 맞춤형으로 유연하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4일 출입기자 차담회를 통해 "획일적인 층수제한 기준을 지역별 특성, 즉 지형과 입지, 주변 환경, 기후위기 대응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해 정교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어 담당부서에 개선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무등산 조망권의 경우 "중요 변수 중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모든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정 사안만이 아닌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행정적 판단으로 읽힌다. 

예(例)도 제시했다. "아파트는 높이가 중요한데, 어떤 것은 이미 해발 200m에서 짓고, 어떤 것은 해발 0인데 똑같이 30층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스카이라인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며 "또 무등산과 전혀 관련성 없는 외곽이나 무등산 인근, 도심에 있는 것과 바깥(변두리)에 있는 것은 서로 다른 만큼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특성을 고려할 때 어떤 곳은 30층 이하로 강화되고, 어떤 곳은 더 높게 지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합리적 개선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진척됐다"고도 설명했다.

단, '아파트 30층, 주상복합 40층 규제'는 대원칙임을 전제로 했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파트 비중이 크고 회색도시고 바람길도 다 막아버리고 무등산도 보이지 않는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식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30·40층 규제를 규제에 나선 것이고, 2018년 7월 취임 이후 옛 호남대 부지, 쌍암동, 화정아이파크 등 이슈 지역마다 원칙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임기 내내 강력한 규제로 어느 정도 성과가 낸 만큼 이젠 지속가능성과 합리성 보완하는, 예컨대 특정지역의 조망점을 중심으로 포인트를 지정한 뒤 경관 유지에 지장이 없도록 높이를 제한하는 '뷰콘(View-Corn)' 방식을 빌려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자치구와 동(洞), 마을별 기준과 신규 아파트 단지별로 여러 복합변수를 어떻게 적용할 지, 종전 규제가 적용된 아파트와의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조율해 나갈 지 등은 과제로 남게 됐다.  
   
한편 이 시장은 앞서 지난달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무분별한 고층건축물은 단호하게 차단하되, 입지 여건, 무등산 조망, 랜드마크, 도시 경쟁력, 시민 바람 등을 두루 고려해 광주형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맞춤형 경관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광주시는 앞서 '아파트 30층, 주상복합 40층'을 대원칙으로 2019년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기준을 마련했고, 2021년 6월에는 건축물 높이관리 원칙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준주거지와 상업지는 40층, 제2·3종 일반 주거지역은 30층까지만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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