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외도 의심, 닷새간 온갖 악행…전과 19범 30대 남성, 징역 7년

기사등록 2022/03/13 08:00:00 최종수정 2022/03/14 07:31:17

여자친구 외도 의심하면서 폭행·협박 혐의

일부 혐의 부인…"피해자, 청국장 끓여줘"

法 "대처 양상,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동거하던 여성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여성을 상대로 닷새간 온갖 악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상구)는 지난달 15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카메라 등 이용촬영), 강간, 유사강간, 특수상해, 강요,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9회 전과가 있으며 2005년에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사건 범행에 이르러 법 질서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사건 범행 중 상당 부분을 부인하고 있다"라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20년 1월29일 1년 넘게 함께 산 여자친구인 피해자 B씨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흉기와 의자를 이용해 피해자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성폭행까지 저지른 그는 범행 과정에서 "나는 어차피 집행유예만 받으면 그만이다", "네가 고소해봤자 내가 더 많은 걸로 고소해 널 해칠 수 있다"라며 피해자를 협박했다고 한다.

A씨의 악행은 2월1일에도 이어져 B씨에게 피해자 어머니가 만들어 준 음식물 반찬통을 꺼내 버리게 하거나 손 등을 이용해 바닥에 떨어진 반찬을 치우게 했다.

다음날에는 '너는 누구를 사랑했냐'라고 반복해 물으면서 살충제를 가져온 뒤 모욕적인 말을 퍼부으면서 피해자 얼굴에 살충제를 뿌렸다. 이후 라이터 불까지 켰다고 한다.

결국 피해자는 닷새간 A씨에게 시달린 끝에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었다. 그는 2월3일 직장 동료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B씨와 성관계는 가졌지만 성폭행 사실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살충제를 뿌리거나 전기포트로 물을 뿌린 사실이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오히려 피해자가 집에서 탈출해 경찰에 신고할 기회가 있었지만 도망치지 않았고 A씨에게 청국장을 끓여주고 안부를 묻는 등의 정황에 비춰봤을 때 A씨가 피해자를 성폭행한 걸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주장과 상반되는 A씨의 메신저 내용 등을 근거로 들면서 그의 주장은 전반적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A씨가 사건 당시 B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 등을 증거로 활용한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범행으로 신체적·심리적으로 위축돼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메신저 내용에서도 B씨는 사건 이후 A씨에게 존댓말을 쓰며 병원 출근 후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했다고 한다. 사건 전에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A씨와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아울러 "법원이 성폭행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사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여태껏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릴 경우 불이익을 입은 경우도 있었다고 언급한 재판부는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씨와 검찰 측은 쌍방 항소를 제기해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재판부는 A씨와 함께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 이후 A씨와 교제한 여자친구 C씨는 같은 해 2월7일 수사기관이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 휴대폰들을 숨겨준 혐의를 받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aga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