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47명, 2월 1398명…3월에는 9일까지 1476명
"이대로면 연간 1만명 사망…의료 체계 감당 의문"
"병상 가동률 여유에도 사망 급증…원인 분석 해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비교적 경증으로 알려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불과 68일 만에 4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계절 독감과 같은 일반 의료 대응 체계로 전환하는 데도 비상이 걸렸다.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올해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4021명이다.
1월에는 1147명, 지난달에는 1398명이 사망했고 이달에는 9일까지 발생한 사망자가 1476명에 달한다.
계절 독감의 경우 국가 통계가 없어서 학계 정보로만 유추해야 하지만 매년 연간 300~700만명이 감염되고 3000~5000명이 사망한다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계절 독감으로 1년간 사망하는 환자가 최대 5000명인데, 코로나19로 올해 사망한 숫자가 두달 남짓한 기간 4000명이 넘는다.
오미크론은 국내에서 지난 1월24일부터 공식적으로 우세종화가 됐는데 유행이 급증하면서 사망자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사망자는 178.9명으로 직전 주 100.7명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아졌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체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비율을 의미하는 치명률이 낮아 독감처럼 일반 의료 대응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망자 숫자 자체가 지금처럼 계속 늘어나면 의료적·사회적으로 위험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확산 억제 대신 중증·사망 위험 최소화에 집중하는 방역 전략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상태라면 올해 1만명까지도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치명률을 강조하고 있는데, 한 해 1만명이 사망하는 감염병을 일반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전국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이 아직 60%대에 머물러 여유가 있고, 전 국민의 3차 접종률이 62%를 넘는 유리한 환경에서도 사망자 증가 속도는 빨라지는 형국이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 이후 치명률이 낮아졌지만 사망자는 훨씬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행의 정점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려면 급증하는 사망자 수를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병상에 여유가 있는데도 사망자가 늘어나는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며 "사망자 통계만 집계할 게 아니라 어디에서 어떻게 사망하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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