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좀 찾아주세요"…우크라 핫라인에 러군 실종자 수색 문의 쇄도

기사등록 2022/03/08 14:52:16 최종수정 2022/03/08 15:13:47

러군 대부분 가족에게 전쟁 아닌 예비군 훈련이라 밝혀

러시아가 전쟁 정보를 자국에서 통제하고 있다는 방증

핫라인 개설 후 러군 찾는 통화 누적건수 6000회 돌파

[키이우=AP/뉴시스]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인테르팍스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3.06.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안녕하세요. 여기가 사람이 살아있는지 알 수 있는 곳인가요? 제 남편에 대한 정보 좀 알 수 있을까요?"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군을 찾는 가족들을 위해 개설한 핫라인에 걸려온 통화 내용이다.

7일(현지시간) CNN은 우크라이나 정부 도움을 받아 핫라인에 녹음된 우크라이나로 파견된 군인들 가족들과의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러시아 여자는 핫라인을 통해 남편을 찾았다.

그녀는 "2월 23일 국경을 넘었다고 한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그는 키이우(키예프)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 통신원은 "그가 왜 국경을 넘는다고 했는가"라고 물었지만 그녀는 "다른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러시아군 가족은 "러시아의 모든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하고 있다. 나 외에 가족들 누구도 우크라이나에 연락을 취하길 꺼려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로부터는 어떤 설명도 듣지 못 했다"고 말했다.

예비 남편을 찾는 약혼녀의 전화도 걸려왔다. 그녀는 "그가 키이우로 간다고 하고 연락이 두절됐다. 거기 정말 우크라이나인가. 우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CNN에 따르면 핫라인에 전화를 건 대다수는 아들이나 남편이 전쟁이 아닌 예비군 훈련이나 군사 훈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2월 22일에서 23일 사이에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CNN은 "통화자들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절박함과 내용은 러시아가 전쟁 이후 통신과 정보를 자국 내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통화 기록들은 많은 러시아 군인들이 자신들의 군사 계획이나 우크라이나 배치 이유를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 군인들이 가족들과의 연락을 통제하고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실종자를 찾는 텔레그램 채널도 개설했다. 해당 채널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 러시아 군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포로로 잡히거나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군인들의 사진과 함께 여권, 이름, 부대 정보 등을 공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 핫라인을 통해 생사 확인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군인들이 러시아 군인들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부모님과 대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며 "매일 러시아군을 찾는 전화가 우크라이나로 걸려와 현재까지 누적 통화 건수가 6000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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