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교회 신부, '반전' 설교했다가 경찰에 체포

기사등록 2022/03/07 15:31:09 최종수정 2022/03/07 16:03:41

교회 신부 '반전' 설교했다가 '군대 불신' 혐의로 체포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다. 2022.03.0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러시아에서 반전운동의 불길이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교회 신부가 전쟁에 반대하는 설교를 했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 블라드미르 주의 카라바노보 지역에서 이날 한 교회 신부가 체포됐다. 그는 반전 내용의 설교를 했다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반전 설교 외에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포격에 대해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교구 웹사이트에 반전 이미지 및 청원서 등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러시아 경찰은 그를 '군대 불신' 혐의로 기소했다.

러시아 상·하원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 정부의 설명에 반하는 정보를 퍼뜨리는 이들에게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하는 법안을 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러시아 당국이 주장하는 대로 '특수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 또는 '침략'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징역형을 살 수 있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러시아에서는 반전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전역 56개 도시에서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4300여명이 연행 구금됐다. 수천 명에 이르는 시위대는 '전쟁 반대', '부끄럽지 않냐' 등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시도하다가 진압 경찰에 붙잡혔다. 우랄산맥 근처에 있는 예카테린부르크에선 수십 명의 시위자가 구금됐다. 일부는 경찰에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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