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마리우폴서 민간인 대피 이틀 연속 무산…러 포격 계속(종합)

기사등록 2022/03/07 09:19:35 최종수정 2022/03/07 09:43:43

러시아군 키이우 외곽 소도시 공세도 강화

이르핀에선 일가족 3명 등 민간인 8명 대피중 사망

[마리우폴=AP/뉴시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가정집에서 구급대원들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다친 한 할머니를 들어 옮기고 있다.  2022.03.04.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1일째인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포위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들을 대피시키려는 시도가 이틀 연속 무산됐다.

마리우폴은 이미 전기와 식수, 난방 공급이 끊긴 상태다.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안전 통로를 통한 마리우폴의 민간인 대피가 이틀 연속 실패했다고 밝혔다.

휴전은 마리우폴에서 자포리자까지 민간인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현지시간으로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계속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리우폴 시의회는 "오늘 예정됐던 민간인의 대피는 러시아의 포격으로 불가능해졌다"고 밝혔으며, 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도 SNS를 통해 "마리우폴 민간인의 두 번째 대피 시도는 러시아의 포격으로 실패했다"고 전했다.

반면 친러시아 분리 세력의 거점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휴전을 보장하기를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고문은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남부 도시에 대한 포격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TV를 통해 "최근 미사일 공격이 어둠이 깔리면서 발생했다"며 "키이우(키예프) 외곽, 북부 체르니히우, 남부 미콜라이우,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등이 집중 포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르키우 관계자는 이번 포격으로 TV 타워가 파손됐으며 주택가가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키이우 외곽 도시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호스토멜, 부차, 이르핀에서의 민간인 대피 시도도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르핀에서는 키이우 쪽으로 가려던 피란민 행렬에 러시아군이 발사한 박격포탄이 터져 일가족 4명 중 3명이 숨지기도 했다.

올렉산드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민간이 8명이 대피 중 사망했다며 "러시아인들이 다리를 건너 대피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눈앞에서 한 가족이 죽었다"며 "어린 아이 두 명과 어른 두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현장 영상에는 포탄이나 박격포로 보이는 폭발이 일어나기 전 민간인들이 검문소를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장은 "이르핀의 일부는 러시아 침략자들에게 사로잡혔지만, 일부는 투항하지 않고 싸우고 있다"며 "내일 아침 또 다른 대피가 시작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이날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우크라이나 중서부 비니차 공항을 파괴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비행장을 제공하는 국가는 전쟁에 개입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국방부 대변인이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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