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별총회…"푸틴, 벙커에서 전쟁 선택" vs "우크라가 적대행위"(종합)

기사등록 2022/03/01 10:56:07 최종수정 2022/03/01 12:08:43

유엔 사무총장 "어떤 것으로도 핵무기 사용 정당화 안 돼"

우크라 대사, 러 사망 병사 대화 공개…러 대사 "가짜"

중국 대사 "우크라 인도적 지원 정치화에 반대"

[뉴욕=AP/뉴시스]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상황을 두고 열린 유엔 긴급특별총회 참석자들이 시작 전 묵념하고 있다. 2022.02.28.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김난영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 및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긴급특별총회가 28일(현지시간) 개시됐다. 역대 열한 번째 긴급특별총회다.

압둘라 샤히드 유엔총회 의장이 주재한 이번 총회는 약 1분여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샤히드 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는 군사 행동과 빠르게 악화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러시아의 행동을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로 규정했다.

이어 "모든 당사자에게 즉각 휴전을 촉구한다"라며 "외교와 대화로 완전히 복귀하라"라고 호소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 50만여 명이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으로 몰리고 있다며 유엔 회원국의 인도주의 지원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중단돼야 한다"라며 "러시아의 미사일과 공중 포격이 우크라이나 도시를 밤낮으로 두드리고 있다. 수도 키예프는 사방으로 포위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러시아의 공습으로 주거 건물과 민간 인프라 등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망을 야기하는 증가하는 폭력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라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가 존중돼야 한다고도 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와 함께 러시아의 핵전력 경계 태세 강화를 거론, "소름 끼치는 전개"라며 "어떤 것도 핵무기 사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은 평화를 원하고, 필요로 한다. 러시아 국민도 그러리라 믿는다"라고 했다.

[워싱턴=뉴시스]세르지 키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유엔 대사가 28일(현지시간)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엔TV 캡처) 2022.02.28. *재판매 및 DB 금지
총회에 참석한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정치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장 대사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이지는 일에 가슴이 아프다"며 "중국은 모든 당사국들이 자제력을 발휘하고 상황을 진정시키며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피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민간인의 생명과 자산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보장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대사는 유엔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조율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과 국제사회는 유엔 헌장에 명시된 인도주의, 중립성,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며 정치화를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AP/뉴시스]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유엔 대사가 28일(현지시간)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발언 후 연단을 떠나고 있다. 2022.02.28.
그는 "가장한 중요한 것은 외교적 협상과 정치적 해결의 궤도로 조속히 복귀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직접 대화와 협상을 지지한다. 양국 간 협상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사는 "국제사회는 대화와 정치적 타결을 위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의 어떤 행동도 긴장 고조가 아닌 건설적인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르지 키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유엔 대사는 이날 총회에서 자국 침공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병사의 스마트폰 화면이라며 한 대화 내용을 공개하고 직접 낭독했다. 그가 낭독한 바에 따르면 이 병사는 모친에게 자신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마음의 고통을 호소한다.

키슬리츠야 대사는 "이 전쟁은 도발된 게 아니다. 이는 지금 벙커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선택한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1945년 5월 베를린 벙커에 앉아있던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안다"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한 것이다.

키슬리츠야 대사는 아울러 "오늘까지 어린이 16명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측에서 352명이 죽었고, 45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2040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부상을 입었다"라며 점점 사상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 측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유엔본부=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에 비토권을 행사했다. 2022.02.26
반면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유엔 대사는 "최근 며칠 우크라이나 문제가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라며 "동시에 러시아의 행동은 왜곡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믿기 어려울 정도의 가짜 정보가 확산한다고 했다.

네벤자 대사는 이어 "현재 위기의 근원은 우크라이나의 행동에 있다"라고 책임을 우크라이나 쪽에 돌렸다. 그는 아울러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발생한 가짜 뉴스만 120만 건에 달한다며 키슬리츠야 대사의 낭독 내용 역시 가짜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이 전투를 시작하지 않았다. 전투는 자국 거주민, 돈바스 거주민에 반(反)하는 우크라이나가 촉발했다"라며 "러시아는 이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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