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비핵 3원칙 견지 日, 인정할 수 없어"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정계에 영향력이 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가 일본의 비핵 3원칙을 깨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에 대해 논의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진화에 나섰다.
28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지지통신,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핵공유 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비핵 3원칙을 견지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억지력에 대해 '경계 태세'를 명령하면서 핵위협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방 국가 벨라루스는 28일(현지시간) 비핵국 지위를 포기하는 개헌안을 승인하면서 러시아의 핵무기 반입을 허용하게 되는 길을 열었다.
그러자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핵공유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수장인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7일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핵공유와 관련 "나토에서는 예를들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는 핵공유를 하고 있다. 자국에 미국의 핵을 두고 그것을 (항공기로) 떨어트리려 가는 것은 각각의 나라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 비핵 3원칙은 있지만 이 세계는 어떻게 안전이 지켜지고 있는지 현실에 대해 (핵공유에 대해) 논의해 나가는 것을 금기시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계속 핵무기를 보유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소개하며 "피폭국으로서 핵을 폐기하는 목표는 내걸어야 하며, 그것을 향해 진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현실에 있어 국민의 생명, 국가를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선택지를 도마에 올려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자 피폭국인 일본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제조하지 않으며 반입하지 않겠다는 비핵 3원칙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약속한 바 있다. 핵공유는 이에 어긋난다.
아베 전 총리의 핵 보유 논의 주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차 아베 정권 시절인 2006년에도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핵보유에 대해 "논의는 있어도 좋다"고 발언해 큰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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