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미영 김형섭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일본침략을 정당화 하는 것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러시아에 줄서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려 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고 러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생각"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일본에 줄서지 않은 조선왕실 때문에 일제강점기가 왔고 일본의 침략은 정당화되는 이야기랑 다를 것이 뭔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의 젊은 군인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끝까지 싸우다가 전사했다고 한다. 그들에게 투영되어야 하는 것은 일제강점에 맞서던 의병과 독립군이어야 한다"라며 "이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구한말로 가면 일본의 침략원인을 고종과 조선의 무능이라고 칭하면서 의병으로, 독립군으로 싸우는 우리 조상들을 훈계할 생각인가"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홍콩민주화운동을 외면했던 것 처럼, 이번 러시아의 침략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며 미화하려나 보다"라며 "적어도 정치지도자는 장사치가 아니라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 후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한 바 있다며 이 대표가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불안한 외교 안보관을 감추기 위해서 이 후보의 말을 비틀었다"며 "이 대표는 이 후보가 '러시아에 줄 서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억지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어느 대선후보보다 먼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일성과 주권 존중을 강조하며 관련국들이 긴급히 대화에 나서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다해주기를 촉구했다"며 "러시아 침공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은 유엔과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같다"고 했다.

이어 "어제 토론에서도 '러시아가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을 해야 한다'고 못박아서 말했다"며 "어제 토론에서 드러난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을 만회하고 싶은 이 대표의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이 대표의 말장난으로 윤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과 무능한 외교력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NATO)가 가입을 해주려 하지 않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와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코미디언 출신으로 정치 시트콤에 출연, 전국민적 인기를 바탕으로 국가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정치인'으로 지칭해 사태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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