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푸틴, 여기서 안 멈춰…세계, '핵 포기' 우크라에 안보 빚졌다"

기사등록 2022/02/24 06:40:49

"유럽서 타오르려는 불길 꺼 달라…2차 대전 이후 최대 위기"

"우크라, 세계 3위 핵무기 포기…모든 수단 써서 보호를"

[뉴욕=AP/뉴시스]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유엔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2.23.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전면 침공의 위협 속에서 유엔 회원국에 러시아 억지를 위한 모든 수단 동원을 호소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안보 위기"로 규정하며 각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러시아가 현재의 위기를 촉발한 것은 물론, 일방적으로 고조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누구도 위협하거나 공격한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는 그런 행동을 계획한 적이 없으며, 계획하지도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이번 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존재할 권리를 공공연하게 부정했다"라며 "내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으로서 과장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소름 끼치는 연설을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역사적으로 러시아 역사, 문화의 일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현대 우크라이나는 공산주의 러시아 볼셰비키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크림반도 강제 합병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쿨레바 장관은 "새로운 침략과 보복의 규칙이 유럽에서 떠오르고 있다는 암울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유엔 창립 회원국인 우크라이나의 존재와 유엔의 중추, 국제 평화와 안보의 원칙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긴장 완화를 위한 희망, 상식이 승리한다는 희망을 거론한 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희망보다 더 큰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하고 구체적이며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두의 관심사가 돼야 한다"라며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략을 진전할 수 있다고 결정한다면 누구도 이 위기에서 벗어나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들 정부·국민은 우리 정부·국민과 함께 고통스러운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스스로는 멈추지 않을 게 명백하다"라는 게 그의 경고다.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대규모 전쟁 시작은 우리가 알던 세계 질서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러시아가 가혹하고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제 안보 체계와 세계 안보 질서 유지의 과업을 맡은 국제기구의 완전한 파산을 의미한다"라며 "이는 우리를 20세기의 가장 어두운 시기로 내던질 암울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말 그대로 모든 규칙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다면, 다른 이들도 그(푸틴)의 행동에 영감을 받고 그의 패턴을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세계 안보에 역사적인 기여를 했다. 우리는 지난 1994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핵무기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했다"라며 "우리는 핵무기를 다시 획득할 계획이 없다"라고 했다. 이어 "세계는 우크라이나에 안보를 빚졌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유엔) 회원국이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고 러시아를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기를 촉구한다"라며 "당신이 취하는 어떤 행동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치솟기 직전인 유럽 중앙의 불길을 끄기 위해 국제 사회가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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