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돋보기]"상체비만, 무릎관절염 가장 위험…5분 근력운동 효과"

기사등록 2022/02/22 09:59:28 최종수정 2022/02/22 10:12:43

하지부 관절염, 비만으로 관절에 미치는 중력 문제

전신비만·마른복부비만·상체비만 맞춤형 관리해야

봉독약침요법, 소염·진통효과…관절염 치료 효과적

상체비만, 하지부 관절염에 취약…등척성운동 효과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이 환자를 대상으로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전자파 충격을 꿀벌에 가해 추출한 벌독을 주사제제로 정제해 침치료점인 경혈에 주입하는 '봉독약침' 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02.22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비만은 관절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특히 늘어난 몸무게는 전신을 지탱해주는 고관절, 무릎, 발목 등 하지부(하체)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과잉된 체지방으로 중력에 의한 부하와 하체 근육의 지지력 간 균형이 깨어져 관절에 하중을 계속 받게 되면 연골이 손상되고 염증과 통증이 유발돼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하지부 관절염은 과도한 음주나 스테로이드 사용 등으로 허벅지뼈 위쪽에 위치한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엉덩이 뼈인 고관절이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AVN)', 무릎 관절의 연골과 인대 손상으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무릎 관절염(슬관절염)', 발목을 반복적으로 접질러서 생기는 '만성 발목관절통',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뻗어 있는 단단한 막인 족저(발바닥)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족저(발바닥)근막염' 등이 대표적이다.

비만과 관련해 30년 이상 치료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은 "하지의 고관절염, 무릎관절염, 족저근막염 모두 비만으로 인해 관절에 미치는 중력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전신비만, 마른 복부비만, 상체비만에 따른 비만 유형별맞춤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 잡고 질병 극복 프로젝트' 4편은 대표적인 하지부 관절염의 치료와 관리법을 소개한다. 평소 무릎 관절염, 만성 발목관절통 등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면 이 학장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체중 1kg 늘면 무릎 관절 5kg 부하

-비만이면 무릎 관절염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체지방(체중)이 1kg 늘면 무릎 관절에는 최소 5kg 가량의 부하가 가해집니다.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은데요.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앓게 되면 무릎이 붓고, 무릎 관절의 안쪽에 체중이 많이 실려 연골 내측이 많이 닳게 돼 다리 모양이 안쪽으로 휘어진 오자로 변형되는데요. 슬관절에 미치는 상체의 중력을 줄이고 하체의 지지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소 관절의 염증과 통증 치료에는 봉독약침요법(봉독요법)이나 침요법이 효과적이고요. 오랫동안 쭈그리고 앉거나, 양반다리·무릎 꿇는 자세는 피해야 합니다."

◆봉독, 강력한 소염·진통효과…관절염 치료 효과적

-꿀벌의 독(봉독)을 이용하는 '봉독약침' 요법이 관절염 치료에 쓰인다고요?

"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퇴행성 무릎 관절염, 족저근막염 같은 모든 관절염 치료에 쓰입니다. 봉독약침요법은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전자파 충격을 꿀벌에 가해 추출한 벌독을 주사제제로 정제해 침치료점인 경혈에 주입하는 건데요. 보통 주 1~2회, 15회 정도 시술하게 됩니다. 이 요법을 이용하면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01년 국제학술지 '페인(PAIN)' 등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봉독약침요법이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은 봉독 때문인가요?

"네. 봉독 속에 들어있는 멜리틴, 아파민, 포스포 리파제 등 40여가지 성분이 강력한 소염, 진통효과 등이 있거든요. 봉독은 관절 통증이 있어도 위장장애로 소염제나 진통제를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천연항생제인 겁니다. 봉독 주입량은 환자의 체질이나 질환의 상태에 따라 조절되고요. 다만 10만명 중 1~2명은 과민성 쇼크인 아나필라시스 쇼크가 나타날 우려가 있어 진료 전 전문가로부터 스킨 테스트(알레르기 테스트)를 받아야 합니다."

◆무릎에 물차면 빼야…인공관절 수술은 신중해야

-무릎이 붓고 아픈데 물이 찼다면 물을 빼야 할까요

"물이 찬다는 것은 무릎 관절에 염증이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내버려두면 염증 세포가 연골을 갉아먹어 더 닳게 되기 때문에 물은 빼내야 합니다. 또 체중을 줄여주고 근력을 강화시켜 염증이 발생되는 환경을 개선시키는 데는 한방이 우수하지만, 염증이 심해 붓고 아플 땐 소염제, 진통제를 먹는 것이 효과가 빠릅니다."

-인공관절 수술이 대중화됐는데요. 무릎 관절이 아프면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수술이 정답은 아닙니다. 수술을 한다고 무릎 관절에 영향을 미치는 체중이 줄거나 근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최소 3개월 정도 체중을 줄이거나 근력을 키우는 보존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았는데도 통증이 잡히지 않고 일상 생활이 어렵다면 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던 건물의 기둥(뼈)이 부식되거나 문제가 있으면 대부분은 시멘트(근육이나 인대)로 보강하면 사용하는데 별지장이 없습니다만 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기둥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면 시멘트 보강만이 아니라 철근까지 갈아 끼워야 하는것과 같은 이치죠.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 미만으로 봅니다."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이 환자의 등척성 운동을 도와주고 있다.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02.22
◆상체비만, 하지부 관절염 가장 위험…무릎에 부담 없는 '등척성운동' 효과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 있으면 통증 때문에 운동을 꺼려할 수도 있는데요. 적절한 운동법이 있을까요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슬관절 운동법(대퇴사두근 강화법)인 등척성운동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다리를 죽 뻗은 상태에서 엄지 발가락을 무릎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최대 10초 정도 몸 쪽으로 제껴주면 무릎 관절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허벅지 앞쪽의 가장 중요한 근육인 대퇴사두근에 힘이 쫙 들어갑니다. 이후 다시 발가락이 발바닥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10초 정도 구부려주면 대퇴사두근에 다시 힘이 들어갑니다. 앉거나 누워서 할 수 있어 무릎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무릎을 강화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법입니다."

-하지부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좋지 않은 비만 유형은 어떤 건가요?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비만 유형은 상체가 비대하고 하체는 빈약한 '상체비만'입니다. 중력으로 인한 상체의 부하는 크고 하체의 지지력은 약한 체형이기 때문에 상하 기혈의 균형조절, 즉 호르몬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부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되는 비만유형별 운동이 있을까요?

"전신비만이면 관절에 가해지는 중력에 의한 부하를 줄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식사량 조절이 필수이고 수영이 도움이 됩니다. 상체비만이면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등척성 운동이 가장 좋고요. 계단오르기, 실내자전거 타기, 수영도 권장합니다. 마른 복부비만인 경우 근육량이 부족해 일단 잘 먹어야 하고,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스트레칭이나 요가, 필라테스 같은 가벼운 운동이 좋고, 특히 수영은 오히려 몸의 에너지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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