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 최고 전시...민병훈, 미디어아트 첫 개인전

기사등록 2022/02/18 10:49:04 최종수정 2022/02/18 11:04:44

호리아트스페이스, '영원과 하루'전 22일 개막

제주 자연 포착한 영상 작품...NFT 10점 론칭

어두운 극장처럼 연출...명상적 분위기

[서울=뉴시스]민병훈 '영원과 하루' 호리아트스페이스 전시장면(LG전자 시네빔 프로젝터, 울트라 HD TV)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전시장은 힐링의 공간이다. 파도 바람 나무 햇빛 노을이 찬란해 보는 순간 발길을 멈춘다. 느릿느릿하게 유려하게 이어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멍 때리게' 만든다.

하얀 포말의 물방울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일렁이고, 푸드득 날아가는 부엉이의 무게를 털어낸 나뭇가지가 사뿐 흔들리는 숲속의 짙푸름, 해질녁 쏟아내는 노을은 메마른 덤풀도 황금빛으로 뒤덮혀 장엄한 풍경을 선사한다.

모두 우리나라 제주의 풍경이다. 이토록 아름다웠던가. '불멍ㆍ숲멍ㆍ바다멍’처럼, 영상들은 하나같이 보고 있으면 온 몸이 나른해지고 더없이 편안함을 선사한다. 천사의 숨, 깃털처럼 가볍게, 영원과 하루,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볼수록, 안개처럼 사라지리라, 봉인된 시간, 바다와 독약, 레퀴엠...등 영상과 제목에도 취하게 한다. 

서울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 올해 첫 기획전 민병훈의 미디어아트 '영원과 하루'전이 22일 개막한다. 전시장은 마치 어두운 극장처럼 선보여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하게 한다. 민병훈은 영화감독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미디어아트작가로 데뷔했다. 그동안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을 연출, 해외영화제 수상 감독으로 유명하다.
[서울=뉴시스]호리아트스페이스, 민병훈 '영원과 하루' 미디어아트전.

[서울=뉴시스]민병훈 '영원과 하루' 미디어아트 장면.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 대표는 "민병훈 감독이 수년간 제주에서 바다와 숲을 거닐며 자연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영상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오랜 시간 지친 우리 모두에게 적절한 심리적 위로와 감성적 치유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원과 하루'전의 작품에는 삶의 내밀한 감수성들이 묻어난다. 특히 단순한 일상의 표면에 밀착된 연출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적 사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범한 자연의 모습을 ‘느슨한 시간’으로 연출했기 때문. 초고속카메라에 포착된 일상의 순간들이 매우 느린 속도로 상영된다.

미디어아트 영상은 울트라 HD TV, 스탠바이미, 그램17 노트북, 시네빔 프로젝터 등 최신 디지털 모니터와 복고풍의 80년대 브라운관 TV에 담겨 과거와 현재,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분위기도 전해진다.

[서울=뉴시스]영화감독 민병훈 감독이 미디어아트 작가로 첫 개인전을 연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제주의 자연 풍경을 선보이는 민병훈 감독은 "아무래도 도심의 삭막함과 고독감에 지친 이들이 많을 텐데, 그들뿐만 아니라 일상의 버거움을 느끼는 이들에게도 명상적 영상을 통한 위안과 치유가 절실할 것이다. 이 전시는 그들에 대한 선물"이라고 했다.

 호리아트스페이스 김나리 대표는 “다큐멘터리 문법의 비관습적 변주와 확장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시도한 민병훈 감독의 이번 작품들은 기존의 영상미술 형식을 보다 확장시켜줄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새로운 생동감과 감성적 힐링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 영상은 NFT 작품으로 10점을 제작, NFT마켓 메타갤럭시아를 통해 3월22일까지 2점씩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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