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 체계 개편 이행 방안' 시행 첫날 현장 혼선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 모든 약국서 처방약 수령
약사들 "준비 덜 됐어…지침 숙지할 시간 줬으면"
"자가진단키트 업무 시달려…신경 쓸 여유 없어"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나한테 왜 모르냐고 묻지 말고, 보건소나 복지부에 물어보세요. 왜 행정 처리를 그렇게 하는지."
재택치료자가 동네 의료기관에서 전화 상담 후 처방받은 약을 모든 동네 약국에서 제조·전달받을 수 있도록한 '재택치료 체계 개편 이행 방안'이 16일 첫 시행됐지만 일선 약사들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이 같은 개편안에 따라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재택치료 대상자 중 일반관리군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재택치료 의약품을 모든 약국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전화 상담으로 처방받은 해열제, 감기약 등은 지정된 약국 472개소에서만 조제, 전달받을 수 있었다.
다만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동거인이 수령하는 게 원칙이다.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이전처럼 시·군·구에서 지정된 약국 에서만 받을 수 있다.
이날부터 관련 방안이 시행된다는 공문을 오전에 받아본 약사들은 공문 내용을 숙지할 시간이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이지만,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 관련해 처방전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막상 관련 손님 오시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침이 보건소에서 내려온 게 있는데 설명이 중구난방이다. 행정처리를 왜 그런 식으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건너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B씨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직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며 "코드는 뭐고, 청구 방식은 뭔지, 관련 손님이 왔다면 확진자 본인이 아니고 가족이나 동거인인지 약사가 확인해야 하는 건지, 확진자 본인이 방역택시를 타고 오면 약을 줘도 되는지 등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공지해 숙지하고 문의하는 시간을 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또 다른 약사 C씨는 오늘부터 관련 정책이 시행된 것 아냐는 물음에 "그게 뭔지 모른다. 자가진단키트 업무와 문의 전화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일선 약사들의 불만에 대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약 조제와 전달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일선 약국에서 숙지할 수 있도록 지속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별 문제 없이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의 처방 업무를 보고 있다는 약국도 있었다.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D씨는 "손님들이 이미 어떻게 처리되는지 잘 알고 오시는 경우가 많아서 혼란이 크지 않았다"며 "재택치료자가 모든 약국에서 약을 타갈 수 있게 하니까 손님들이 편해서 좋은 것 같다. 지정 약국 찾아다니려면 힘들고 복잡한데 잘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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